축구이야기 / / 2009. 9. 20.

박주영, 모나코의 보배로운 존재

박주영
[사진 = 박주영 (C) 모나코 홈페이지 (asm-fc.com)]

 

9월 19일 19:00(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의 Municipal du Ray 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랑스 리그 1 제 6라운드 OGC 니스와 AS 모나코와의 경기에서 원정팀 모나코가 전반 13분만에 2골을 뽑아내며 3:1의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로써 모나코는 승점 12점을 기록하며 리그 순위 5위에 랭크되며 상승세를 이어나갔습니다.

선발출전한 박주영 선수는 팀의 세번째이자 이날 두 골을 기록한 알론소 선수의 두번째 골에 그림 같은 어시스트를 제공하며 모나코가 득점한 3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주 강팀 PSG를 상대로 시즌 1호 골을 터트리며 첫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모나코의 왕자로 거듭나고 있는 박주영 선수의 대 니스전 활약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박주영에게 맡겨진 역할

1) 지공 상황

모나코가 공을 소유하고 미드필드를 거치며 공격하는 상황에서 박주영 선수는 전반전에는 오른쪽 후반전에는 대개 왼쪽 사이드로 빠지며 패스를 받고 중앙에 공간을 열어주어 동료 미드필더들의 중앙침투를 유도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모나코의 선제골 장면을 보면 박주영 선수는 긴 드로인을 오른쪽 사이드 깊숙한 곳에서 받아 공을 키핑한 후 따라 들어오는 선수에게 내주었고 이때 중앙으로 침투하던 선수가 상대 수비수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습니다.
수비가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시도되는 공격에서는 역시 사이드 쪽에서 다른 선수와 연계 플레이를 펼치며 조직력에 의한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후방에서 프리킥을 얻어내거나 공 소유권을 탈취하고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은 롱패스가 시도될 때에 박주영 선수는 중앙으로 움직이며 수비수와 헤딩 경합을 벌여 세컨볼을 떨어뜨려주는 타겟 역할을 했습니다. 박주영 선수는 키가 그리 크지 않음에도 낙하지점에 대한 위치 선정과 헤딩 타이임이 훌륭해 상대 수비에 밀리지 않고 대부분 공을 따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모나코의 두번째 골장면은 이렇게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박주영이 골대를 등지고 러닝 점프하며 뒤에 있던 동료에게 헤딩 패스를 연결한 것이 실마리가 되어 두번의 다이렉트 패스를 거쳐 알론소의 발끝에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모나코가 수비진에서 파울을 얻어내 앞으로 길게 연결시키려 할 때면 매번 중계 카메라가 박주영 선수를 원샷으로 잡는 장면이 계속 연출되었습니다. 박주영 선수가 모나코의 전술에서 중요한 선수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2) 속공 상황

모나코는 미드필드에서 강한 압박으로 공을 인터셉트하거나 상대 실수를 틈타 공격 기회를 가지게 되면 최전방에 있는 박주영 선수를 이용해 원맨 속공을 시도했습니다.

전반 35분 경 상대 실책으로 생긴 역습기회에서 최종 수비수 두 명 사이에 위치했던 박주영 선수는 수비라인을 넘어가는 패스가 니스 뒷공간에 떨어지자 누구보다 빨리 공에 접근하며 위험상황에 뛰쳐나온 골키퍼 머리 위를 넘기는 공중발차기 슛을 시도했습니다. 수비수 두 명이 이미 등뒤에 바싹 붙어 있었고 골키퍼는 공을 처리하지 못하면 실점 위기였으므로 상황은 매우 긴박했습니다. 박주영의 발을 떠난 공은 비어 있는 골문쪽으로 흘러가는 듯했으나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갔고 공중에서 충돌한 박주영 선수와 상대 골키퍼는 그라운드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알론소와 멋진 작품을 엮어냈던 모나코의 세번째 득점은 공격수 2명과 수비수 2명이 있었던 역습 상황에서 발생했습니다. 알론소가 박주영에게 공을 내어주고 바로 골대쪽으로 움직였고 박주영 선수는 공을 멈추지 않은채 논스톱으로 로빙패스를 연결했습니다.
수비수 두 명이 박주영을 견제하고 있었고 뒤에서 따라들어온 수비수가 알론소를 쫓아가고 있었지만 거의 직각으로 꺾어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날아간 박주영 선수의 크로스는 골키퍼와 수비수의 디펜스 영역을 절묘하게 피하며 알론소의 머리 위로 정확히 배달되었습니다.
알론소와 박주영의 교과서적인 One-Two 패스에 이은 훌륭한 골이었습니다.

 

 

 

박주영의 실력과 인성

세 번째 골장면에서 박주영 선수에 의해 연결된 패스는 수준이 더 높다 하는 다른 리그에서 조차 쉽게 볼 수 없는 환상적인 크로스였습니다. 수비수와 골키퍼의 위치 그리고 쇄도하는 동료선수의 움직임을 계산하고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시도된 이 패스는 박주영 선수의 축구센스와 기술이 얼마나 훌륭한 레벨에 도달해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예로 보입니다. 아이디어가 좋아도 실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거나 기술이 좋은데 시야가 좁으면 절대 나오지 못할 그런 장면이었습니다. 현지 코멘트에서도 환호가 나올 정도로 이 어시스트는 거의 예술적이었습니다.
거기에 이 골은 전반을 1:2로 뒤진 니스가 후반에 맹공을 터붓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승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박주영 선수의 원맨속공 장면에서 상대 골키퍼는 충격이 심한듯 한참을 그라운드에서 일어서지 못했습니다. 다행히도 박주영 선수는 데미지 없이 바로 상대 선수의 상태를 염려했는데 이 시간이 길어지자 구드욘센이 다가와 박주영 선수를 만류했었습니다. 하지만 골키퍼 부상에 책임감을 느낀 박주영 선수는 선수가 일어설때까지 주위를 지키다가 미안하다는 표시를 한 뒤에야 자기 진영으로 돌아갔습니다. 축구에서 많이 발생하는 골키퍼와의 충돌이어서 미안한 감정없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었으나 박주영 선수는 상대 선수를 걱정하고 진심으로 위로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의 축구 천재에서 모나코의 보배로

라콩브 모나코 감독은 지난 경기였던 PSG전이 끝나고 "박주영의 장점을 재평가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두뇌 플레이에 자신보다 큰 선수들을 상대로도 여유 있는 플레이를 펼친다”라고 칭찬했었습니다. 박주영 선수는 이번에도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높였습니다.

이번 경기를 90분 내내 지켜 보신 분들이라면 박주영 선수가 모나코라는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작지 않음을 아실 것입니다.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는 이날 두골을 기록한 알론소 선수에게 돌아가겠지만 전방에서 공격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어시스트라는 공격포인트도 기록하며 셋 피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한 박주영 선수의 팀 공헌도도 알론소 선수에 비해 많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 때 한반도는 새로운 축구천재의 등장을 기뻐하며 박주영 신드롬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 같은 축구 토양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이 축구선수는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고국에서의 성장을 멈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들에 대해서는 모두 아시는 바가 있으실 것입니다. 그래도 때마침 기회가 찾아와 프랑스 리그에 안착한 박주영 선수는 지금 모나코의 왕자로 불리며 더욱 훌륭한 축구선수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오직 축구만 생각하며 여러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있을 박주영 선수를 생각하며 들리진 않겠지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응원을 전해 봅니다.
  

 



이날 주심으로 나선 Stéphane Lannoy 는 모나코에겐 페널티킥 행운을, 니스에겐 페널티킥 상황에서 공격자 반칙을 선언해 재앙을 안겨주었습니다.
박주영 선수는 전반에 골키퍼와 1:1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었지만 선심의 깃발이 올라감으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습니다. 육안으로도 매우 차이가 나 보이는 장면이었던 것을 되새기면 이 선심은 시력교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주영 선수와 충돌했던 골키퍼는 결국 부축을 받으며 교체 아웃 되었습니다. 별 부상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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