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09. 8. 12.

한국VS파라과이, 너무나 바람직했던 골장면-해결사는 박주영

 

8월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파라과이의 친선경기는 후반 38분 박주영 선수의 결승골로 대한민국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파라과이는 월드컵에 단골출전할 정도로 남미에서도 강호로 평가 받는 팀으로 이번 친선경기엔 다음달에 있을 2010 남아공월드컵 남미지역예선을 대비해 산타 크루즈만을 제외한 정예의 멤버로 방한해 우리 국가대표팀과 승부를 겨루었습니다.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한 후 첫 평가전을 가진 우리 대표팀은 남미의 강호를 맞아 비록 공점유율에서는 뒤졌지만 게임내용에서는 주도권을 가질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밀도 높은 압박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

한국은 중앙선 부근에서부터 적극적인 압박을 펼치며 파라과이에게 공간과 패스기회를 쉬 내주지 않으며 위험지역에서의 슈팅기회를 미리 봉쇄시켰습니다.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도 과감한 태클을 아끼지 않고 거세게 몰아부쳐 파라과이의 원활한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선발 출장한 염기훈 선수는 자신감 넘치는 왼발 중거리 슛과 기습적인 프리킥으로 전반에만 우리팀의 유효슈팅 3개중 2개를 만들어냈습니다.
중앙미드필더로 나선 김정우 선수는 흐름을 끊는 강한 태클과 무난한 홀딩을 보여주며 승리에 조력했고 전반에는 센터백을 후반에는 오른쪽 풀백을 맡은 이정수 선수가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이영표 선수도 나이는 잊으라는듯 수비에서의 활발한 몸놀림과 적절한 공격가담으로 왼쪽 사이드를 든든히 지켜주었습니다.

 

너무나 바람직했던 골장면...

좀처럼 매끄러운 공격형태가 나오지 않고 다소 투박한 볼터치와 느린 템포의 패스로 공격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던 대표팀은 후반들어 박주영, 조원희,이승현 선수등이 교체투입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습니다.
골은 후반 38분 기성용, 이승현, 박주영의 멋진 작품에 의해 터져나왔습니다.
중앙에서 볼을 잡은 기성용이 왼쪽 측면으로 돌아들어가던 이승현에게 그림같은 로빙패스를 넣어주었고 빠른 발을 가진 이승현은 다소 각이 없는 상황에서 그대로 왼발슛을 골키퍼쪽으로  날렸습니다. 골키퍼로서는 슛에 반응하며 쳐낼 수 밖에 없었고 튀긴 공이 때마침 쇄도하던 박주영의 침착한 마무리에 걸리며 골문 우측상단 탑코너에 꽂혀버렸습니다.
기성용의 시야와 패스센스, 이승현의 과감함과 스피드, 박주영의 킬러본능이 삼박자를 이루며 만들어낸 너무나 바람직한 골장면이었습니다.

 

그래도 평가전은 평가전...

경기는 1:0으로 승리를 거두었지만 평가는 이성적으로 해야할 것입니다.
수비시 압박이 상당히 좋았으나 그것이 무너진 뒤의 상황을 대비해야 할 것이고 중원에서의 패스 정확도를 높이고 역습시 공격템포가 좀 더 빨라져야 할 것입니다.
이는 경기를 뛴 선수들이나 그들을 지도해온 코칭스테프에서 더욱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차츰차츰 나아지는 대표팀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덧붙임

이동국 선수의 전반 45분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습니다. 다만 헤딩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간 대목이 아쉬었는데 아마 공의 궤적을 쫓느라 골리의 위치를 그리 생각지 못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도 뒤에서 날아오는 공을 정확히 머리에 갖다대는 장면은 좋아 보였습니다.
박주영 선수와 이승현 선수가 같이 좋아하는 장면이 너무 흐뭇했습니다. 청구고 시절 단짝이었던 이들이 국대에서 어시스트와 골을 나란히 기록하니 기쁨이 더할 것입니다.
염기훈 선수의 왼발슛은 꽤 위력이 있어 보였습니다. 중거리슛이 수비를 살짝 맞고 각도가 바뀌었는데 파라과이의 골키퍼가 역동작에서도 막아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기습적인 프리킥도 역시 골리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멋진 골이 되었을 것입니다. 왼발 스페셜리스트 염.기.훈.
조동건 선수가 조커로 기용되었는데 오장은 선수와 다시 교체아웃되어 그의 팬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A매치 데뷔전이라 하던데 그래도 기죽지 말고 젊은 패기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박주영 선수는 우리대표팀에 용병 하나가 플레이하는 것처럼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006년 월드컵 프랑스전에서 앳된 외모에 긴장하던 모습이 역력했던 박주영 선수는 이제는 듬직한 대표팀의 기둥으로 우뚝선 것 같아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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