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09. 8. 17.

정공법 강화 - 호날두 없는 맨유의 HOT KEY

맨유로고

by James Nguyen / by CC Licenses

8월 16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렸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대 버밍엄 시티와의 경기는 1:0으로 맨유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한국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박지성 선수는 교체멤버에도 포함되지 않아 EPL 09/10 시즌 홈개막전에 결장했습니다.

맨유가 전체적인 게임을 지배한 가운데 진행된 지난 시즌 챔피언과 승격팀의 경기는 스코어처럼 그리 스펙타클하지 않았습니다.
디펜딩 챔피언이 수많은 공격기회속에서도 결정적인 장면을 맞은건 몇번 되지 않았고 이마저 버밍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한 골밖에 득점하지 못했습니다.

불안한 출발이 예견된 맨유의 프리시즌


2009년 여름, 우리는 세계최고 축구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해방 이래 한국을 빛낸 인물로도 뽑히고 있는 박지성 선수의 경기를 상암벌에서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미리 계획되었던 맨유의 아시아 투어 일정 중 한 게임이었습니다.  맨유는 7월 18, 20, 24, 26일 아시아 팀들과 4번의 친선경기를 가졌고 곧바로 독일 뮌헨으로 날아가 AUDI CUP에 참가했습니다.
클럽의 재정을 생각한다면 매우 긍정적이지만 프리시즌 팀의 전력을 재편하고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는 그리 좋은 일정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비시즌 기간의 체력적인 문제는 지난 주 커뮤니티실드 2009 대 첼시전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있었던 월드풋볼첼린지에서 탑레벨 팀들과 승부를 겨루며 토너먼트를 우승한 첼시의 프리시즌이 맨유보다 나아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여기에 팀의 에이스이자 주 공격루트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팀 공격력에 큰 힘을 실어주었던 테베즈가 더이상 스쿼드에 없습니다.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된 안토니오 발렌시아, 마이클 오웬 등은 새로운 팀에 적응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맨유의 핵심 키워드 - 정공법 강화

이날 경기에서 나타난 맨유의 공격은 그 날카로움이나 유연함에서 지난 시즌에 다소 못 미치는 것 같았습니다.
투톱을 이룬 루니와 베르바토프는 역할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은채 서로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하고 좋은 호흡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만능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만이 부지런히 공격진영을 돌아다니며 패스에 관여하고 중거리 슛을 쏘아대며 헤딩을 따내는 등의 활약을 하다 결승골을 뽑아냈습니다.
이제 맨유의 공격은 눈이 어지러울만큼의 스위치를 통한 다양한 공격루트 양산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 대신 축구상식이 통하는 정공법에 의한 공격은 많아졌습니다. 중앙의 스콜스와 플레처가 팀을 조율하며 패스를 뿌려대고 양사이드의 나니와 발렌시아가 중앙으로 크로스를 배달하여 마무리하려는 빈도가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공격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려면 일단 공이 한번 스트라이커쪽에 투입되어 다시 나와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좋은 체격 조건에 트래핑이 월등하고 패스센스가 있는 베르바토프가 이 역할에 적임자로 보이는데 정작 게임에서는 루니가 공을 받아주고 다시 연결하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리그 중하궈위권 팀을 상대로 이런 정공법이 성공하여 많은 골들이 터지게 되면 상대방은 정말 답답해질 것입니다. 대놓고 수비를 해도 골을 허용하니 사기가 저하되는건 당연지사입니다.
야구로 치자면 뻔히 예상하고 있는 결정구인데 번번히 치지 못하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정공법이 효과가 없으면 그 부정적인 영향은 자신의 팀으로 돌아옵니다. 이 부메랑 효과를 예방하기 위해선 공격의 날카로움을 더욱 다듬는 것과 전술적인 보완이 요구됩니다.
수비와 수비사이

주지하다시피 좋은 공격을 하려면 공격수쪽으로 공이 투입되어 다시 패스가 연결되어야한다고 했습니다. 이 작업이 진행되려면 스트라이커의 스페이스에 대한 이해와 움직임이 매우 중요합니다. 수비의 입장에선 보통 4백이 최종라인을 만들고 그 위에 미드필더들이 또하나의 수비라인을 형성합니다. 대부분 중앙수비수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공격수는 이 수비와 수비 사이의 공간으로 이동해 비교적 쉽게 공을 전달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패스를 준 동료에게 월패스를 내주던가 아니면 측면쪽으로 공간을 크게 열어주던가 아니면 공격 파트너와 연계플레이 등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중앙미들-윙어-공격수" 로 연결되는 방법보다 "중앙미들-공격수-윙어(중앙미들,공격파트너)-공격수" 이렇게 한 단계가 중간에 더 포함되면 공격이 조금 더 원활해질 것입니다.
"사이드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통한 마무리" 에서 공격수의 순도 높은 골결정력과 함께 중요한 것은 크로스의 퀄리티입니다.
여기도 수비와 수비 사이의 공간이 이슈가 됩니다. 선수가 사이드에서 크로스 기회를 가지면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의 공간으로 비교적 스피드 있는 연결을 해 주어야 합니다. 수비수들은 자신들의 골대를 향해 몸을 움직여야 할 때 의도치 않은 실수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고 골키퍼도 제대로된 판단을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득점을 해야할 공격수는 수비수의 견제를 덜 받으며 크로스의 궤적을 쫓아 정확하게 공을 맞추기만 하면 성공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설령 공이 수비에 의해 차단된다해도 뒤에 위치한 우군에게 세컨드볼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크로스는 적당한 궤적을 지녀야 위력이 생깁니다. 너무 높으면 늘어나는 체공시간으로 인해 골키퍼에게 막히거나 수비수들이 낙하지점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
에브라
아직은 리그 초반, 궁금해지는 퍼기 경의 속마음...

이제 38라운드 중 첫 관문을 통과한 시점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란 클럽의 미래를 맞추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저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들을 토대로 조심스레 예측해볼 뿐입니다. 이번 경기에 벤치에 앉아 있는 알렉스 퍼거슨 경의 표정은 예전과 별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퍼기 경은 축구에 대해서만큼은 굉장히 냉철하고 순발력 있는 판단을 내리고 대부분의 결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 맨유의 경기력에 대해 여기 저기 말이 많아도 퍼기 경만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퍼거슨
여전히 막강한 빅4 나머지 팀들의 전력과 맨시티를 위시한 다른 클럽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4연패에 통산 최다우승의 영광을 이끌어낼지
흥미가 더해가는 시점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퍼기 경의 팀 운영을 위한 복안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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