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09. 9. 5.

이것이 정녕 여자축구 ? - Woman's Euro 2009

프린츠그링스

[사진 = 그링스와 프린츠 (C) Kicker (kicker.de)]

현재 핀란드에선 2009년 UEFA 여자축구 유럽선수권대회(2009 UEFA Women's Championship)가 한창 열리고 있습니다.

스포츠가 남자만의 전유물이라는 시대착오적 발상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이 토머먼트를 보고 있노라면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이 과연 성염색체 XX를 보유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남자축구와 별반 차이가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박스안의 터프한 몸싸움, EPL을 연상시키는 빠른 경기 템포, 강력한 중거리 슛, 훌륭한 전술적 움직임 등 멋진 축구경기로 전혀 모자람이 없어 보입니다.
과장을 더 하자면 골키퍼의 골킥이 조금 덜 나가는 것과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선수가 없는 것만 빼면 보통 수준의 남자축구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짝수년에 열리는 남자축구 메이저 대회를 피해 바로 다음년도에 치뤄지는 여자축구 월드컵과 유로선수권대회에서 근래 두각을 나타내는 팀은 단연 독일입니다.

지난 2005년 잉글랜드에서 열린 유로선수권에서 독일은 결승전 상대 노르웨이를 3:1로 물리치고 통산 여섯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2007년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2007 FIFA Women's World Cup)에서는 브라질을 2:0으로 꺾고 챔피언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미국과 중국이 강세를 보인 여자축구에 이제는 독일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독일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실비아 나이트(Silvia Neid)는 A매치 111경기 출전에 48골을 터트린 왕년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2005년 부터 팀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세밀한 감성과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월드컵을 우승하는 등 지도자로서도 성공신화를 써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독일 여자축구 아이콘으로는 한순간의 망설임 없이 브리기트 프린츠(Birgit Prinz)를 뽑을 수 있습니다. 1977년 생으로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현재 진행중인 유로선수권에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고 A매치 경력이 무려 194경기에 골세리머리 횟수가 123번이나 되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전설입니다.
FIFA 선정 올해의 여자축구선수 상을 2003,2005년 두 번에 걸쳐 수상했고 2007,2008년엔 2위를 차지했었습니다.
국제무대에서 골에 관한 기록은 이 선수를 빼고 논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득점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안정환 선수의 옛 소속팀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세리에 A 페루자 클럽이 여자선수인 브리기트 프린츠를 영입하고 싶다는 뜻을 표명한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경기력 외에 다른 부분에서 노림수가 있었겠지만 여자축구선수에 대한 영입의사를 밝혔다는 것 자체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총 12개 국가가 참여한 이 대회는 3개의 조로 나뉘어 조별 예선을 거쳐 상위 2팀이 8강에 진출하고 3위 3팀이 다시 한차레씩 맞붙어 나머지 2두팀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치루어졌습니다.
현재까지 4강에 진출한 팀은 잉글랜드, 네덜란드, 독일이며 오늘 있을 마지막 경기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승자가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축구팬들의 일반적인 관심은 주말에 있을 FIFA A매치데이에 쏠려 있어 관중석에 사람이 많지 않고 대회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겠지만 각국의 여전사들이 펼치는 열정의 플레이는 박수를 받아 마땅해 보입니다.  독일과 프랑스의 예선 대결을 감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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