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프리카 이집트에서는 FIFA 20미만 축구 월드컵이 열리고 있습니다. 9월 24일부터 10월 16일까지 진행될 이 세계대회에는 우리나라의 홍명보호도 아시아를 대표해 출전하고 있습니다.
24일 있었던 개막전에서는 주최국 이집트가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4:1로 물리치고 첫 승리의 주인공이 되었고 어제 열렸던 A조의 다른 경기 이탈리아와 파라과이의 매치업은 득점 없이 무승부로 끝이 났습니다.
B조 나이지리아와 베네주엘라의 경기는 남미 예선에서 이변을 일으키고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한 베네주엘라가 우승후보로 지목되던 나이지리아를 1:0으로 이기며 첫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전반 40분 상대 선수에게 위험한 플레이를 저질렀던 선수가 퇴장 당한 것이 원인이되어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습니다.
B조 스페인과 타히티의 경기는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준 스페인이 전반과 후반 각각 4골을 성공시키며 8:0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C조에 속해 있는 우리나라 태극전사들은 26일 18시 45분(현지시간) 카메룬과 조별 예선 첫 경기를 치루게 됩니다.
유럽 전통의 강호 독일, 북중미를 대표하는 미국과 다음 라운드 진출을 위해 한판 승부를 벌여야할 홍명보호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대 카메룬
조별 예선 첫 경기이니만큼 중요도가 매우 높다 하겠습니다. 카메룬의 Alain Wabo 감독은 토너먼트 우승을 위해 이집트에 들어왔다며 호기에 찬 출사표를 던졌고 아프리카 팀들이 청소년 대회에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선수들도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유수의 리그에서 뛰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스피드와 개인역량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젊은 태극전사들은 역대 대표팀에 비해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의 경기에서 보았듯이 객관적인 전력이 나은 팀이라도 경기중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따라 승패는 달라질 수 있고 이것은 아프리카 팀의 약점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또 카메룬은 각기 다른 9개의 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 모여 만들어진 팀이므로 언제든지 조직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 보아야할 사항은 대한민국이 U20 월드컵에 참여한 이래로 아프리카 팀을 만나 한번도 패한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2승 1무 이것이 대한민국이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거두어온 여태까지의 성적표입니다.
대 독일
독일은 여타의 이론 없이 최고 수준의 강팀입니다. 지난해 체코에서 열렸던 U19 유럽선수권에서 무패로 우승을 일궈내었고 나이대는 다르지만 얼마전에 있었던 U21 유럽선수권에서도 우승해 나이로 나눠지는 모든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이라는 첫 기록도 세워 버렸습니다. 여기에는 엄청난 축구 인프라와 자국 분데스리가의 성행 등이 뒷받침되어 있으며 인기 대신 택한 풍성한 내실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오랫동안 지켜져오던 순혈주의마저도 약간의 융통성을 보여서 청소년 대표팀 전력강화라는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는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특성상 9월 말에서 10월 중순에 경기 일정들이 잡혀 있습니다. 대부분의 리그는 이미 시즌 중이며 주중에는 각종 컵 대회들마저 경기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여 소속 클럽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은 이 대회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독일만 하더라도 9월 초 소집명단을 발표했지만 무려 25명의 선수들에 대해 클럽측에서 선수를 보내주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고 지금 이집트에 와 있는 독일 대표팀은 이런 아픔을 안고 구성된 팀입니다. 토마스 뮬러, 바트스투버(이상 바이에른 뮌헨), 토니 크로스, 스벤 벤더(이상 바이어 레버쿠젠), 티모 겝하르트(VfB 슈투트가르트), 사비오 은세레코(AC 피오렌티나) 크리스토프 모리츠(샬케 04) 등은 감독이 요구했으나 클럽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선수들입니다. 잉글랜드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위에 나열된 선수들이 한 팀을 이루었다면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독일 감독도 일단은 다음 라운드 진출이 1차 목표라고 인터뷰를 한 상태입니다. 네... 독일은 1군 전력이 아닙니다.
대 미국
미국과는 10월 2일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앞의 두 경기의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마지막 경기인만큼 다음 라운드 진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경기입니다.
미 국은 대륙 예선에서 철벽수비를 자랑하며 본선 진출권을 따 내었습니다. 북중미 예선 그룹 스테이지와 준결승까지 4경기를 연속으로 무실점으로 방어했고 준결승 승부차기에서는 Brian Perk이라는 골키퍼가 두 번의 선방을 보여주며 결승전까지 도달했습니다.
비록 이제는 프레디 아두, 조지 알티도어, 마이클 브래들리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스쿼드에 들어 있지 않지만 오랫동안 팀을 이끌어오고 있는 Thomas Rongen 감독의 지휘아래 끈끈한 팀 컬러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역예선에서 강력한 수비력을 보여주었지만 공격에 있어서는 물음표가 찍혀 있습니다. 자메이카와 엘 살바도르에게는 3:0, 2:0 의 깔끔한 승리를 거두었지만 혼두라스와 트리니다드 토바고와의 경기에선 0:0 무승부로 골이 없었고 강팀 코스타리카와의 결승전에선 0:3의 패배를 당했습니다. 이번 U20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북중미의 다른 3국가들(코스타리카, 혼두라스, 트리니다드)과의 대결에서는 우위를 보이지 못했던 미국이었습니다.
홍명보호 해볼만 하다
홍명보라는 인물이 우리 축구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부연 설명이 없어도 다들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팀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지도자의 존재는 팀 전력에 보이지 않는 플러스 효과를 가져옵니다.
우리 젊은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도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칠 줄 압니다. 2002년 월드컵을 가슴으로 느끼며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키워나갔을 대표팀 선수들이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기량면에서도 예전 처럼 격차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또 스무 살 미만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라 여러가지 변수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와 상대하는 다른 팀들도 각 대륙을 대표하는 강팀들이지만 나름대로의 아킬레스건도 가지고 있습니다.
젊음의 패기와 자신감으로 좋은 경험을 하고 더욱 성숙한 축구선수로 돌아와 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