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09. 8. 5.

FC 바르셀로나, 왜 강한가 ?

FC바르셀로나_우승컵_세리머니
[사진 = 바르셀로나 (C) PicApp (picapp.com)]

 

08/09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위, 스페인 국왕컵 코파 델 레이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제패...      

리그 38 경기 105 골 35 실점...
축구 팬이라면 바로 눈치챌 FC 바르셀로나가 지난 시즌 이루어 낸 기록들입니다...
특히 리그, 자국 컵,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하는 트레블은 역대 5번째로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10년 만에 나온 대기록입니다.
축구가 논해지는 곳에서라면 절대 빠지지 않는 현 세계 최강의 클럽입니다.

바르셀로나의 경기들을 보면서 느꼈던 강팀으로서의 면모와 각 선수들의 활약상을 토대로 바르샤의 역량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한 팀의 조건을 말한다면 출중한 실력을 지닌 선수들, 전술에 해박하고 조직관리에 능한 감독 그리고 팀이 축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는 구단을 들 수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스쿼드는 그야말로 별들의 집합소 입니다. 베스트 11을 보자면 공격진에 리오넬 메시, 티에리 앙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지난 시즌 사무엘 에투)가 삼각편대를 이루고 미드필드에 사비, 이니에스타, 야야투레가 경기를 장악하며 수비진에 마르케즈, 푸욜, 알베스, 아비달이 버티고 있습니다. 골키퍼에는 발데스 선수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유기적" 을 넘어 살아 숨쉬는 생명체 같은 미드필드

바르셀로나의 경기는 시청자의 눈을 생각하면 참 바람직합니다. 멈추어 있지 않고 계속 어디론가 향해지는 공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입이 벌어질 정도로 멋있는 플레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바르샤가 누구나에게 강팀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바로 중원의 플레이가 유기적이고 더 나아가 아름답기까지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보통 훌륭한 패스웍이 보이고 선수들의 호흡이 척척 맞는 플레이가 나오면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이란 표현을 씁니다.


바르샤의 미드필드는 이를 넘어 보기에 따라서는 살아 숨쉬는 한 생명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러 선수들을 거쳐 전달되는 짧고 빠른 패스에 의해 상대방의 압박이 무너지고 마크가 헐거워진 쪽의 선수들이 열려진 공간을 향해 질주하며 때마침 날아온 그림 같은 패스를 멋진 트래핑으로 곁들여 골로 만들어내는 모습은 축구가 가진 가장 예술적인 장면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사진 = 사비 (C) PicApp (picapp.com)]

 

 

패스 마스터: 사비 에르난데스

사비 에르난데스는 한 시즌을 걸쳐 패스성공률 80% 이상을 찍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패스 마스터입니다. 몸집이 작고 빠르진 않지만 그만의 유니크한 키핑과 연습 때 팀 동료들마저 놀래키는 킥 실력으로 세계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공을 받을 시 주변 상황을 꿰차고 있고 간결하지만 세밀한 볼터치로 가장 효율적인 공간으로 움직이는 사비는 바르샤 중원의 핵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사진 = 이니에스타 (C) PicApp (picapp.com)]

 

또 하나의 천재: 이니에스타

사비가 공을 소유하고 전달하는데 일가견이 있다면 미드필드에서부터 수비수들을 교란하고 공격진에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하는데에는 이니에스타가 몇 손가락 안에 뽑힐 것입니다.

 

특유의 지그재그 드리블로 수비를 벗겨내고 동료들의 움직임을 살펴 넣어주는 칼날 같은 크로스는 또 하나의 천재를 이야기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공을 잡으면 뭔가 해줄 것 같은 기대가 생기고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보답하는 이니에스타는 그의 순박하고 하얀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숙련된 게릴라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사진 = 야야 투레 (C) PicApp (picapp.com)]

 

 

후방의 전사: 야야 투레

이 멋진 사나이 두 명 뒤에는 야야 투레라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191cm, 90kg의 압도적인 피지컬로 든든한 보디가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긴 다리와 강력한 태클로 상대방을 견제하고 수비에서 전달된 공을 안정적으로 앞선의 동료들에게 배급해주는 이 아이보리 코스트 국가대표는 바르샤의 중원에 빠져서는 안 될 존재로 팀의 밸런스를 맞춰주고 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바르샤 선수들을 감안할 때 그의 신장과 제공권은 팀내 누구보다 빛나며 기술적인 능력도 좋은 레벨에 도달해 있습니다. 가끔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 중앙수비수로도 출전합니다.

 

그 외의 백업 미드필드 요원들도 다른 팀에 가면 주전으로 뛸 만큼의 실력들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최강의 화력, 화려한 골장면들...

 

 

 

[사진 = 리오넬 메시 (C) PicApp (picapp.com)]

 

Greatest Of All Time 으로 달려가는 리오넬 메시

2009년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쥘 것이 유력한 리오넬 메시는 그의 경기력을 지면상으로 표현하는 것이 실례일 정도로 형언할 수 없는 실력을 지난 시즌에 보여 주었습니다.

 

번개같은 순간동작, 불필요한 모션이 없는 드리블, 최고속도에 이르기까지의 가속력, 공을 달고 뛰는 스피드, 유리한 공간에 대한 지각력으로 1:1 로는 막을 수 없는 본좌의 위치에 올랐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메시가 사람이 가르칠 수 없다고 하는 골잡이로서의 능력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골키퍼가 각도를 줄이려 나오면 머리 위로 우아한 칩샷을 날리고 침착히 기다리면 손이 닿지 않은 곳에 강한 슛을 날립니다.

 

신은 그에게 성장기의 호르몬을 막으셨지만 진정한 의미의 축구 천재성을 부여하신 것 같습니다.


왼발잡이이면서 오른쪽 측면에서 플레이하다가 공을 몰고 페널티 박스 쪽으로 근접해와 중앙의 공격수와 주고받는 월패스에 의한 골장면은 이미 바르샤의 주 공격루트로 자리 잡았습니다.


많이 분석되어지고 시뮬레이션 되어진 공격이지만 수비 입장에서는 알고도 막지 못하는 명품 공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 = 티에리 앙리 (C) PicApp (picapp.com)]

 

부활한 King: 티에리 앙리

EPL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로 선정된 바 있고 무한도전을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미지가 남아 있는 티에리 앙리는 아스날을 떠나 잠깐 슬럼프에 빠지는가 싶더니 지난 시즌부터 팀에 융화되어 최강화력을 자랑하는 바르샤 삼각편대의 왼쪽 날개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전성기 못지 않은 스피드와 마무리 실력으로 자칫 한쪽으로 기울 수 있었던 바르샤 공격라인의 균형을 잡아주며 자신이 직접 득점도 하고 동료들에게 좋은 기회도 제공하는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특히 역습 시 피치를 질주하여 반대편 포스트로 감아 차는 슈팅은 아스날의 앙리를 떠올릴 만했습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공격을 펼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촘촘하고 흔들림이 없는 견고한 수비가 필요합니다.

 

수비라인의 뒷받침

바르샤의 수비진은 공격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진 않지만 나름대로 일관된 수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후 기록한 총 62경기 평균득점 2.55 평균실점 0.85의 기록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첫 시즌을 "트레블"로 이끈 젊은 명장: 펩 과르디올라

 

[사진 = 펩 과르디올라 (C) PicApp (picapp.com)]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이 바르샤 선수 출신으로 06/07 바르셀로나 B 팀을 맡아 지도자로서 경험을 쌓은 뒤 라이카르트의 후임으로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1971년생인 그가 대클럽의 수장이 되자 많은 이들이 우려를 나타내며 바르샤의 시즌을 대놓고 걱정했지만 결과는 대삼관의 영광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데뷔 시즌에 리그를 우승하는 것도 엄청난 성과일 터인데 레알 마드리드도 하지 못한 스페인 클럽 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한 과르디올라는 나이와 상관없이 이미 한쪽 발을 명장의 반열에 올려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과르디올라는 밤을 새며 치밀하게 전술을 구상하고 연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선수단을 유연하게 이끌어가며 개개인에게 적절한 모티브를 심어주는 조직관리자로서의 역량도 뛰어나 보입니다.     

결론은 너무 상투적이지만 좋은 선수들이 좋은 감독을 만나 최선의 노력으로 이루어 낸 결과라 말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과연 바르샤의 약점은 없는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레시코 1차전과 첼시와 벌였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을 보면 바르셀로나 파해법의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공격의 흐름을 끊는 적당한 수위의 반칙을 지속적으로 범해 팀의 페이스와 선수들의 평정심을 흐트려 놓는 방법이었습니다.


레알은 메시의 뒷금치를 타겟으로 여러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우연히" 동일한 반칙을 되풀이했고 피치 전반에 걸친 강한 압박으로 생겨난 바르샤의 실수를 한번의 카운터 어택으로 경기를 결정지을뻔 했습니다.


그때의 결정적 역습은 드렌테가 담당했는데 결정력 부족으로 선제골 기회를 놓쳤고 게임은 결국 2:0 바르샤의 승리로 끝이 났었습니다. 유리몸 로벤이 있었더라면 승부는 어찌될지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후자의 경우는 윙어를 두지 않는 갑갑한 중앙 미드필드를 형성해 바르샤의 공격을 측면으로 돌리고 무의미한 크로스를 중앙으로 남발하게 함으로써 공격의 효율성을 떨어뜨린 예입니다.


발락, 에시엔, 미켈, 람파드로 기억되는 첼시의 중원은 우세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바르샤의 미드필더들을 숨쉬기 어렵게 방어했고 압박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측면 공간으로 공을 움직이게 했습니다.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나타났고 바르샤는 챔스 우승의 최대 고비를 맞이했었으나 심판의 도움과 이니에스타의 한 방으로 결승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올시즌 바르샤는 3가지 대회에서 디펜딩 챔피언으로 타이틀을 방어하게 됩니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므로 바르샤도 자신들의 장점은 더 날카롭게 가다듬고 약점은 차츰차츰 커버해야 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해 보이는 것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과 꾸준한 경기력입니다. 한 시즌을 별탈 없이 모두다 넘기면 좋겠지만 어떤 일이 벌어날지 알 수 없으므로 대체불가능한 상태가 되도록이면 오지 않도록 플랜 B를 충실히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마치며

에투의 활약도 매우 좋았으나 인터 밀란으로 이적하여 위의 내용에서 생략했습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바르샤에 어떠한 모습으로 적응할지가 커다란 변수로 작용될 것입니다.
이 포스트에 있는 동영상은  Embeddable 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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