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피스컵 안달루시아 유벤투스 VS 성남 경기의 리뷰입니다.
피스컵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이자 4강 진출팀을 가리는 마지막 승부에 성남일화천마 구단은 이탈리아 세리에 A 최다우승에 빛나는 유벤투스 투린을 만나 힘겨운 경기를 치루었습니다.
결과는 3:0 으로 깨끗하게 유벤투스가 준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성남은 앞선 대 세비야 전보다는 나은 모습이었지만 유럽탑클래스팀을 상대하기에는 아직 벅찬 모습이었습니다.
경기 전 관전포인트
성남이 유벤투스를 맞아 세비야 전과 같은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되풀이 할 것인가...
아니면 예선 탈락의 리스크를 가지고 경기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것인가...
정성룡의 선방은 계속 될 것인가...
유벤투스의 거물급 영입선수들 중 누가 몇 분을 플레이 할 것인가...
디에구가 나온다면 유벤투스의 중원 사령관으로 적합할 것인가...
공격수 조합은 델 피에로, 아마우리, 트레제게, 이야퀸타 중 어떻게 구성될 것인가...
유벤투스의 스타팅 라인업 11
유벤투스는 제비나 레그로탈리에 키엘리니 살리하미치치의 백 4에 티아구를 수비형 미드필드로 두고 자네티와 카모라네시를 중원에 배치했습니다.
전방 스트라이커로는 장신의 이야퀸타와 트레제게를 투톱으로 세우고 바로 밑에 디에구를 프리형식으로 놓아 공격을 주도하게 했습니다.
골리로는 든든한 이름 부폰 선수가 선발 출장 했습니다.
경기양상
경기의 영향력은 유벤투스가 더 많이 발휘했지만 성남도 자신들의 플레이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세비야 전에 비하면 공을 소유하면서 하프라인도 많이 넘어 갔고 패스웍도 살아나는 등 피스컵에 적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호 선수가 미드필드와 수비 지역을 오르내리며 부지런히 디펜스를 강화해주었고 조병국, 장학영 선수 등도 투혼을 발휘하며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 상대팀에는 유벤투스 데뷔전을 치루는 그라운드의 마법사 브라질 대표 디에구 선수가 있었습니다.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의 에이스로 프랑크 리베리가 바이에른 뮌헨에 오기전까지 분데스리가 최고의 플레이어로 각광 받으며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아온 이 조그만 체구의 미드필더는 데뷔전이라는 말이 어색하게 중원의 사령관으로서 팀의 공격을 원활히 주도하였습니다.
작년 UEFA 컵(현 유로파리그) 준우승 팀 브레멘의 "브레인"이었던 디에구는 탁월한 센스와 공격전개 외에도 해결사로서의 능력도 겸비해 고비마다 결정적인 골을 터트리는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 입니다.
이날 경기에서 디에구의 덕을 가장 많이 본 선수는 이야퀸타였습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버리는 양질을 전진침투패스가 디에구로부터 많이 나왔고 대부분은 이야퀸타가 받기 좋은 쪽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전반 9분만에 골키퍼 정성룡 선수와 1:! 기회를 맞이한 장면은 이번 시즌 유벤투스의 선전이 기대되는 대목이었습니다.
아 !! 한.동.원 !!!
전반 28분 성남에게 선취 득점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왼쪽 사이드 돌파후 중앙으로 연결된 땅볼 크로스가 라돈치치에게 트래핑 되었고 라돈은 수비수와 경합하느라 제대로 컨트롤 되지 못한 공을 박스 안에 마크 없이 있었던 한동원 선수에게 내 주었습니다.
골대와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찾아오지 않을 기회를 맞은 한동원 선수는 골키퍼 부폰을 향해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 옆으로 벗어나고 말았습니다.
순간 선제골이 들어가는지 알았던 성남 선수들, 신태용 감독, 기회를 놓친 한동원 선수는 너무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K 리그 소속팀이 유럽 한 복판에서 정상급 팀을 상대로 1:0을 만들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날아가 버렸습니다.
이후 시도된 성남의 공격은 측면에서의 크로스가 부정확해 이렇다 할 위험한 장면을 연출시키지 못했고 전체적으로 공간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부족해 날카로운 패스가 드물었으며 선수들도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 보였습니다.
유벤투스의 골 골 골 !!!
전반 40분 성남은 첫 실점을 하고 맙니다.
디에구로부터 카모라네시로 이어진 패스가 이야퀸타에게 크로스되었고 정성룡이 손대지 못한 공이 이야퀸타의 머리를 맞고 성남의 골대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이후 트레제게가 100%짜리 기회를 한 번 놓쳤고 골에 가까운 헤딩슛을 정성룡이 수퍼 세이브로 막아냈습니다.
53분 디에구가 수비수 맞고 나온 공을 축구화 스터드로 두번 드리블 한 뒤 골리를 보고 정확한 왼발슛을 구사해 팀의 2번째 득점을 기록했습니다.
59분 디에구는 데뷔전을 훌륭히 마치고 이탈리아 최고 기대주 중 한 명인 지오빈코와 교체되었습니다.
69분 지오빈코가 카모라네시의 센스 있는 칩샷으로 박스 안쪽으로 침투했고 달려들어오던 레그로탈리에에게 크로스, 정성룡이 반응했으나 공은 그물을 흔든 다음이었습니다.
총평
유벤투스는 이길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성남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경기였습니다.
다만 두 팀간에 3골 차이가 난 것은 자신감과 기본기의 차이로 보였습니다.
성남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2 경기 동안 자신들의 날카로운 경기력을 거의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심리적으로 평상심을 유지하지 못하면 신체적으로도 반응이 오는 법.
성남은 범 무서운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의 마인드가 필요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본기를 언급했는데...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만 아주 세밀한 부분에서의 이격이 클래스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성남의 2009년 피스컵 안달루시아는 한 여름밤의 꿈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유벤투스의 다음 상대는 리가 데 키토를 4:2 로 누르고 올라온 신 갈락티코 레알 마드리드 입니다. 작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맞붙었던 두 팀이 어떤 경기를 펼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덧
성남의 유니폼에 쓰인 "McCol" 이 이젠 이상하지 않더군요...
두 게임 모두 성남은 측면을 자주 뚫림으로 어려운 경기를 했습니다...
이호 선수는 외국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상대방이 거친 반칙을 하면 바로 두 손으로 밀쳐내는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머지 선수들은 너무 양반처럼 점잖게 플레이 했습니다...
조동건 선수가 세 골 뒤진 상황에서 영패를 면할 수 있는 헤딩슛 기회를 가졌으나 아쉽게 머리를 스쳐지나 갔습니다... 한 골이라도 얻고 왔으면 좋았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