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09. 9. 21.

박지성60분활약, 역사에 남을 맨체스터 스릴러 맨유4:3시티

오언
[사진 = 오언 (C) 가디언 (guardian.co.uk)]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제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지역 더비는 95분에 터진 오언의 결승골로 맨유가 4:3 신승을 거두었습니다.

모두 7골이 터진 이 경기는 맨유가 리드하면 시티가 따라오는 접전 끝에 추가 시간 5분이 조금 넘은 상황에서 맨유의 4번째 득점이 성공되며 올드 트래포드를 꽉매운 홈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발 명단


         루니     베르바토프

긱스   안데르송  플레처   박지성

에브라  비디치  퍼디난드  오쉐이

               포스터

전반 1:1 - 수비의 집중력 부족

맨체스터 더비에 출전한 두 팀 선수들은 지역 라이벌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전반 초반 조금 긴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선제골은 단 2분만에 루니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베르바토프의 쓰루패스가 루니에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비가 공을 사이드라인으로 급하게 걷어내었습니다. 이어지는 드로인 상황중 뒤에서 돌아들어오던 에브라가 마크 없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공을 가지고 침투했고 루니가 연결 받아 수비의 견제를 이겨내고 매우 이른 시간에 첫 골을 잡아내며 기선을 제압했습니다.

반격에 나선 맨시티는 공격전개가 되지 않아 답답하던 중 전혀 위험하지 않은 장면에서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시티의 패스가 맨유 수비라인 뒤로 흘렀고 이를 처리하러 나오던 포스터에게 테베즈가 강한 도전을 하며 공을 탈취해 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상황에 당황한 맨유 수비진은 자유롭게 들어오던 가레스 베리에게 어이없는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시티가 공을 좀더 소유했으나 맨유의 강력한 압박에 막혀 쉽게 공을 전진시키지 못했고 맨유도 부정확한 패스가 연속으로 나오며 골찬스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후반 3:2 - 반전에 반전...

하프 타임을 마치고 피치 위로 올라온 맨유의 선수들은 몸이 풀렸는지 전반과는 사뭇 다른 팀으로 보였습니다. 72분이 경과하기까지 볼 점유율이 무려 78:22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파워 플레이를 펼치며 시티 선수들을 몰아부쳤습니다.

후반 시작하고 4분 무렵 이날 시티의 왼쪽 사이드를 처참하게 무너뜨린 라이언 긱스의 크로스를 대런 플레처가 멋진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맨유는 다시 2:1로 앞서나갔습니다.
하지만 불과 3분 후 맨유의 실책을 틈타 역습에 나선 시티는 벨라미의 센세이셔널한 중거리 슛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어 놓았습니다.
맨유의 오른쪽 수비수 오쉐이의 적극적인 마크가 조금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2:2 동점 후 경기는 맨유의 원사이드한 공격으로 점철되었고 맨유는 골을 뽑아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습니다.
30대 중반인 긱스는 나이가 무색하게 맨유의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양질을 크로스를 시티의 PA 안으로 연신 배달했습니다. 장신 공격수 베르바토프는 두 번의 결정적인 헤딩슛을 날렸으나 시티의 골키퍼 기븐의 선방에 모두 막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후반 80분 이날 맨유의 영웅으로 부족함이 없었던 플레처가 다시 긱스의 도움을 받아 헤딩슛으로 시티의 골망을 뒤흔들며 경기는 맨유의 승리로 기우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 결과가 무승부였다면 그 책임이 클 맨유의 간판수비수 퍼드난드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이미 한 골을 잡아낸 벨라미가 역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3:3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시각이 후반 90분이었습니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 동점골을 허용했던 맨유는 90분이 지난 후 주어진 추가시간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95분이 조금 지나고 있을 때 후반 교체 투입된 마이클 오언은 수비수들의 시선을 따돌리고 긱스의 패스를 받아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4번째 골을 작렬시켰습니다.

무승부라는 결과에 침통해하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맨유팬들은 "인크러더블"을 외치며 승리에 환호했고 패배의 충격을 받은 마크 휴즈 맨시티 감독은 심판진에게 추가시간에 대한 항의를 하며 앞에 벌어진 놀라운 광경에 당황해 했습니다.

 

박지성 60분 활약

현지 언론의 예상과 달리 늠름한 모습으로 선발 출전했던 박지성 선수는 적극적인 압박으로 시티의 왼쪽라인을 꽁꽁 묶었으며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강력한 두 번의 슈팅을 날리며 공격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였습니다.
전반에 있었던 루니와의 월패스에 의한 공간 침투 후 크로스는 박지성 선수가 경쟁자들과 다른 방법으로 맨유의 공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팀이 2:2 동점골을 허용하자 62분에 발렌시아 선수와 교체되며 맨체스터 더비에서의 활약을 마쳤습니다.

 

축구의 진수를 보여준 맨체스터 스릴러

이번 맨체스터 더비는 근래의 축구 경기 중 가장 긴장감이 넘쳐 흘렀던 스릴러였습니다. 맨유는 후반전 엄청난 공격력을 과시하며 라이벌을 윽박질렀고 시티는 리드를 당할때마다 주어진 기회를 살려내며 매번 기사회생 했습니다.
맨유의 조커 오언은 이름 값을 해내며 이날의 영웅중 한 명이 되었고 시티도 마틴 페트로프를 투입시키며 공격을 강화한 것이 벨라미의 2번째 골로 이어졌습니다.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렸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추가 시간에 역전골을 터트리며 기적 같은 승리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경기도 맨체스터 더비가 회자될 때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 내릴 역사에 남을 만한 더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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