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0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F조 그룹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만난 인터 밀란과 FC 바르셀로나의 매치 리뷰입니다.
이 탈리아의 밀라노에 위치한 주세페 메아짜 구장에서 열린 이 경기는 지난 시즌 챔피언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세리에 A 4연패를 달성한 인터 밀란과의 맞대결로 매치업만 놓고 보면 준결승이나 결승전을 예상케 할 만큼 커다란 매치업이었습니다.
여기에 우연인지 이적시장동안 주축 스트라이커들이 서로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팀들의 경기라 흥미를 더했습니다. 바르셀로나가 괴물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데려오기 위해 사무엘 에투에 현금 4800만 유로를 얹어주며 인터 밀란과 계약에 합의한 것이 불과 얼마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스타팅 라인업
앙리 즐라탄 메시 에투 밀리토
케이타 투레 사비 문타리 스네이더 모따 자네티
아비달 푸욜 피케 알베스 키부 사무엘 루시우 마이콘
발데스 세자르
바르셀로나는 아직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이니에스타를 제외하곤 베스트 멤버로 밀란 원정에 임했습니다.
인 터밀란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적해온 스네이더가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입은 부상에서 빠르게 회복하며 공격전개를 맡았고 바이에른 뮌헨에서 값싸게 사온 브라질 출신 일류 수비수 루시우와 왕년에 레알에서 모신적이 있는 사무엘을 센터백으로 기용하며 바르셀로나의 매서운 공격에 대비했습니다.
무리뉴의 인터 밀란 - 선수비 후역습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바르샤 함대를 맞아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역시 수비를 단단히 하며 역습을 노리는 것이었습니다. 바르샤를 상대로 점유율 싸움을 하다가는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잘 알고 있는 무리뉴는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하고 8명의 선수들을 골대에서 20m 근방에 위치시키며 철옹성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바르샤가 수비에서 공을 잡게 되면 이른 시간의 압박으로 최대한 공격전개를 방해하며 바르샤 특유의 빠른 패싱게임을 미연에 방지했습니다.
무리뉴는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바르샤의 전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지난 첼시와의 챔스 준결승을 예로 들며 바르샤에게도 약점이 존재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인터의 두 센터백 루시우와 사무엘은 바르샤의 삼각 편대를 맞아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결정적인 기회를 내주지 않았고 결국 무실점을 이끌어냈습니다.
공격 역량이 뛰어난 마이콘도 수비에 중점을 두었고 키보도 이름값을 하며 바르샤의 무서운 오른쪽 라인을 맞아 무난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골을 위한 노력들 하지만 ...
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과 같이 높은 볼 점유율(65:35)을 유지하며 경기를 지배했지만 인터 밀란의 탄탄한 수비를 뚫고 골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경 기 초반 상대의 패스미스를 틈타 메시가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날린 것이 골키퍼 정면에 가까웠고 알베스의 멋진 패스를 받은 즐라탄이 좋은 기회에서 구사한 슛은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습니다.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에서 터져 나오는 야유가 즐라탄이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어느정도 방해요소로 작용되었습니다.
바르샤는 압박이 심한 상대 PA 근처에서 예쁜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했지만 공격횟수에 비해 효율이 떨어졌고 과감한 플레이가 아쉬워 보였습니다.
이중으로 늘어선 인터 밀란의 수비는 조금의 헛점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수비망을 구축했고 바르샤는 최종 수비라인을 넘기는 로빙패스로 돌파구를 찾았으나 커버플레이가 뛰어난 수비수들로 인해 위험한 장면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바르셀로나가 시도했던 총 15번의 슈팅중 유효슈팅은 3번밖에 없을 정도로 무리뉴의 8백은 의도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반면 인터 밀란은 밀리토를 중심으로 역습에 나섰으나 오프사이드에 7번이나 걸리는 등 공격이 쉽지 않았고 유효 슈팅도 바르샤와 같은 3번에 그쳤습니다.
주세페 메아짜에서의 무승부
결국 이번 빅매치업은 0:0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인터 밀란은 최강의 상대를 맞아 승점 1점을 얻은 것에 만족해야 했고 쉽지 않은 이탈리아 원정길에 올랐던 바르셀로나도 경기를 주도하며 최악의 경우를 벗어났습니다.
덧
인터 밀란은 이탈리아 클럽임에도 선발 11명에 스파게티가 주식인 선수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후반 교체로 들어온 산톤과 바로텔리만이 이탈리아 국적으로 이 경기를 치룬 홈팀의 선수였습니다.
이니에스타는 77분 앙리를 대신해서 그라운드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컨디션이 빨리 올라와 바르샤 중원의 매력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메시를 보면 계속 월드컵 남미예선이 떠올랐습니다. 홀로 고군분투하며 반칙을 당할 때면 마음이 짠하기도 했습니다. 즐라탄과의 나아진 호흡을 기대합니다.
밀리토와 사무엘이 아르헨티나 국대 스쿼드에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