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알렉스 퍼거슨 (C) PicApp (picapp.com)]
매물 :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
가격 : 약 7000만 유로
많이 알려졌다시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은 미국계 자본 글레이져 가문의 소유입니다.
목요일 글레이져 가문의 대변인은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언론에 노출했습니다.
바로 맨유의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은 자신이 원할 경우 약 7000만 유로의 가격으로 이적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뜬금 없는 발언의 뒷배경은 이렇습니다.
글레이져 가문은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인수한 이후 클럽의 스포츠적 성과와는 달리 금전적으로는 적자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의 핵심 선수인 포르투갈의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축구 역사상 최고금액인 9400만 유로의 가격으로 레알 마드리드로 트레이드 시켰습니다.
그리고 나서 매년 한 두명의 빅 네임 사인을 이루어내던 퍼거슨 감독의 입을 통해 필요이상으로 부불려진 경향이 있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더 이상의 큰 계약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맨유가 이번 트레이드 기간중 올드트래포드로 데려온 선수는 3명으로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마이클 오웬(자유이적), 위건 애슬레틱의 에콰도르 출신 윙어 안토니오 발렌시아(1890만 유로), 지롱댕 보르도의 프랑스 유망주 가브리엘 오베르탱(350만 유로)이고 총 영입금액으로 2240만 유로만을 지불한 상태입니다.(세네갈 출신 디우프 선수는 임대 생활을 거쳐 내년 1월에 팀에 합류할 예정)
맨유의 팬들은 글레이져 가문이 남는 이적액으로 여태까지 발생한 채무를 상환하는데 사용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테신 네야니 글레이져 가문 대변인의 발언은 구단 운영에 도움이 된다면 감독이라도 돈을 받고 팔수 있다는 자신들의 경영 마인드를 잘 보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퍼거슨 감독이 7000만 유로의 이적액으로 다른 팀 벤치에 앉게될 가능성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퍼거슨 경이 누구입니까...
1986년 부터 지금까지 레드 데빌스를 지휘하고 있고 근래의 리그 3연패를 포함해 총 17번의 프리미어리그 중 11번을 우승시킨 명장 중에 명장입니다. 트레블에 FA 컵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제 한 번의 우승 트로피만 더 추가하면 리버풀을 제치고 역대최다우승 1위의 금자탑을 쌓을 감독이며 "맨유" 하면 떠오를 여러 이미지 중에 앞선 3위에 들어갈 인물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과장해서 말하면 맨유가 퍼거슨 감독이고 퍼거슨 감독이 맨유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사진 = 알렉스 퍼거슨 (C) PicApp (picapp.com)]
어쨌거나 이번 대변인의 멘트는 1회성 에피소드로 끝날 확률이 높지만 퍼거슨 감독이란 인물을 놓고 이런식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은 축구팬 입장으로선 씁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주에는 이러한 미국계 자본의 프리미어리그 잠식에 반대해 자신들이 직접 축구팀을 창단한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와 부천FC 1995 와의 친선 경기가 있었습니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열정과 그저 사업 수단의 한 가지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 무리들의 프로페셔널한(?) 상업적 마인드의 극명한 대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 = 알렉스 퍼거슨 (C) PicApp (picap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