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 파사데나에 위치한 로즈 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 월드풋볼첼린지 첼시FC와 인터 밀란의 경기 리뷰입니다.
이 두 팀간의 경기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탑 클럽간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음과 동시에 안첼로티와 무리뉴라는 두 거물급 감독이 서로 무대를 옮겨 갖는 첫대면이라 매우 흥미로왔습니다.
안첼로티는 AC 밀란 감독시절 팀을 밥먹듯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려놓았고 무리뉴는 첼시 시절 "스페셜 원"이라는 자칭 별명답게 리그를 지배했었습니다.
스타팅 멤버를 알아보겠습니다.
첼시는 거의 베스트 11로 전반전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반해 인터 밀란은 1.3군 정도로 스타팅을 내보냈습니다.
경기 양상
예상과는 조금 다르게 전후반을 통틀어서 첼시가 인터 밀란을 전체적으로 압도했습니다.
첼시의 미들라인인 람파드, 에시앙, 미켈은 중원을 완전히 장악해 버렸고 말루다와 칼루도 괜찮은 컨디션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인터 밀란은 몸이 무거워 보이고 원할한 패스웍이 실종되어 이탈리아 챔피언으로서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전반 15분까지 슈팅수 5:0 으로 첼시가 초반부터 기세를 이어 나갔습니다.
첫골은 이날 종횡무진 활약한 디디에 드록바의 중거리슛에서 터져나왔습니다.
람파드가 밀어준 전진패스를 페널티박스 비교적 먼 곳에서 트래핑한후 수비의 견제가 얇아지자 바로 오른발 대포알 슈팅을 날려버렸습니다.
드록바 주위에 흰색 유니폼 선수들이 훨씬 많았으나 호흡이 맞지 않아 근접마크에 실패한 장면입니다.
이제는 노련미까지 더해진 드록바는 저 지점에서 별다른 도움닫기 없이 과감하게 슛을 시도했습니다.
슈팅 후 그리 위험해 보이진 않았으나 골키퍼가 예상치 못했는지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두번째 골은 이번 여름 맨체스터 시티에서 영입된 19살의 영건 스터리지 선수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람파드가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후반 시작하자마자 3분만에 2:0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급해진 인터밀란은 에이스 이브라히모비치와 콰레스마 등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게임의 향방을 바꿀수는 없었습니다.
콰레스마는 첼시로부터 임대복귀해 백넘버 7번을 달고 나왔고 이브라히모비치는 작년의 8번에서 10번으로 등번호를 변경했습니다.
답답했던 04/05 시즌 첼시
"답답하다"란 단어는 04/05 시즌 첼시를 상대했던 모든 팀들이 공통적으로 느꼈을 법한 감정이었을 것입니다.
리그 성적이 38경기 29승 8무 1패 72득점 15실점 득실차 57골 승점이 무려 95점으로 프리미어리그를 완전히 장악했던 시즌이었습니다.
아직 프리시즌이고 시간은 많이 흘러갔지만 이번 인터 밀란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첼시의 압박과 패스와 공격진의 날카로움은 그당시의 첼시와 닮아 있었습니다. 상대팀 벤치에 무리뉴가 앉아 있었던 장면만 빼면...
안첼로티는 2001년 부터 지난 시즌까지 AC 밀란 감독을 역임하면서 174 경기를 치루는 동안 경기당 실점이 0.94로 대표적인 짠물 축구를 구사했었습니다.
히딩크 감독의 후임으로 첼시에 부임한지 이제 얼마되지 않았지만 감독의 성향에 따라 첼시가 수비를 견고히 하고 승점을 쌓아가는 방식으로 리그를 운영한다면 나머지 빅3와 신흥갑부 맨시티까지 다음 시즌 우승팀을 예상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도 이탈리아인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팀을 맡은 후 예전의 들쑥날쑥했던
모습을 뒤로하고 현재 막강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첼시의 좋은 선수들이 안첼로티의 조련을 잘 받는다면 이번 시즌 EPL에서 예전 첼시의 향기가
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