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럽축구계에서 최고 이슈 중 하나는 갈락티코 2기 라인을 형성한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력입니다.
기존의 라울, 이과인, 로벤 등의 공격자원에 카카, 호날두, 벤제마가 가세한 초호화 공격진은 이미 이름값으로도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피스컵을 통해 드러난 레알 마드리드의 전력은 프리시즌임을 감안해도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셋 피스 상황에서의 수비 집중력" 입니다.
피스컵에서 레알은 총 3경기를 치러 6골을 뽑아내고 5골을 내주었습니다.
경기 당 2골의 득점력은 준수하지만 일류팀의 필수조건인 안정적인 수비는 평균실점 1.67로 합격점을 받기에 부족합니다.
더군다나 이 5실점이 모두 데드볼 상황에 발생한 것이어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실점 장면을 떠올리며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VS 알 이티하드 프리킥 상황
축구 경기에서 셋 피스가 발생했을 때 보통은 박스안에서 선수들끼리 치열한 몸싸움을 벌입니다. 이 실점장면에선 그러한 견제가 잘 보이지 않았고 헤딩슛을 연결한 선수를 마크한 가고는 신장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2. VS 리가 데 키토 코너킥 상황
골이 들어가기까지 3번의 터치가 있었는데 첫 번째 터치에서 따라 붙어주는 수비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두 번째 터치를 한 선수가 오버헤드킥으로 공을 살린게 결정적이였지만 이미 골문으로 2명의 키토 선수들이 쇄도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골키퍼 두덱도 상황을 너무 일찍 판단해 버려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았습니다.
3. VS 리가 데 키토 코너킥 상황
2번 장면에서 골을 기록한 선수가 다시 헤딩을 따내며 레알의 그물을 갈랐습니다. 제공권이 강하고 헤딩력이 있는 선수를 철저하게 마크하지 못한 결과로 보입니다.
4. VS 유벤투스 프리킥 상황
델 피에로가 골키퍼 방향으로 슛한 공이 달려들어가던 카나바로 머리에 연결되었습니다. 언듯 보면 오프사이드 같았으나 느린화면에선 레알 선수 한 명이 뒤로 쳐져 있어서 온사이드였습니다.
유벤투스 선수들이 잘한 장면이지만 오프사이드 라인을 제대로 잡았더라면 득점으로 기록되지 않았을 장면입니다.
5. VS 유벤투스 코너킥 상황
델 피에로가 회전이 많이 감긴 킥을 니어 포스트쪽으로 올렸을 때 득점을 기록했던 살리하미치치는 혼자 수월히 헤딩할 수 있었습니다. 유베의 약속된 플레이 처럼 보였는데 박스안을 유유히 산책하듯 이동했던 살리하미치치를 노마크로 놓아둔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레알이 이번 피스컵에서 셋 피스 상황만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준결승 유베전에서 비록 2:1 로 패했지만 경기 양상은 레알이 좀 더 우세했었기 때문입니다.
유베는 미드필드를 되도록이면 적게 거치는 빠른 역습에 의한 공격을 주로 시도했고 레알의 수비라인은 전반에만 유베의 오프사이드를 6번이나 잡아낼만큼 어느정도 연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카카의 몸상태가 좋아져 경기에 투입되게 되면 레알의 중원은 좀 더 날카로워질 것입니다. 공격라인도 워낙에 뛰어난 선수들이므로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수비수 카나바로와 네스타는 예전에 이런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요즈음 젊은 수비수들은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 수비에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또 어렸을 때 부터 익혀온 존 디펜스는 좋지만 공격수와 1:1 로 붙는 대인방어는 약해 보인다.
넘어지고 부딪히고 태클로 막아내는 강력한 대인방어와 저돌적인 파이터 유형의 수비수는 우리 세대에서 맥이 끊어질지도 모른다."
이 인터뷰 내용이 현 레알 마드리드 수비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어느정도 힌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레알이 어떤 모습으로 라 리가에 등장할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