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10. 11. 7.

ACE 박지성, 위기의 맨유를 구하다

11월 6일 밤에 벌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울버햄튼의 EPL 2010/11 시즌 11라운드 경기는 대한민국 축구 아이콘 박지성 선수의 2골 원맨쇼에 힘입은 홈팀 맨유의 2:1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주중에 열렸던 챔피언스리그 대 부르사스포르 전에서 오베르탕의 골을 도왔고 리그10라운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풀타임을 뛰었던 박지성 선수는 맨유의 경기 전체를 조율하며 선제골과 결승골까지 뽑아내는 엄청난 활약으로 부상자 속출로 근심이 많던 맨유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안겨주었습니다.

현재 맨유의 ACE는 박지성...


맨유는 에르난데스를 원톱,오베르탕을 쳐진 스트라이커 자리에 놓고 좌우 측면에 박지성과 하그리브스, 중앙에 플레처와 오세이를 배치하며 다음 주중에 있을 맨체스터 더비를 준비하는 듯한 전형으로 울브스를 맞았습니다. 맨유의 백넘버 4번 오언 하그리브스는 오랜 부상에서 벗어나 실로 오랜만에 피치 위에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 시작 5분만에 허벅지 부상으로 씁쓸한 교체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례적인 배경을 가진 베베가 이른시점 예상치 못하게 교체 투입되었고 맨유도 밸런스를 찾지 못하며 전열을 가다듬지 못하는 사이 전 라운드에서 맨시티를 침몰시켰던 울브스는 점유율을 높이며 분위기를 가져갔고 오를대로 오른 기세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오세이는 출장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다 스콜스의 체력 비축을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장했고 웨스 브라운이 오른쪽 측면수비를 맡았습니다. 

EPL 최강 중 한 팀이며 챔스에서도 그 위용을 자랑하는 빅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지만 선발 명단만 놓고 보면 상대팀을 주눅들게할 만한 아우라가 그리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루니는 여러 문제를 일으키며 현재 미국에 치료차 나가 있고 베테랑 중에 베테랑 긱스는 몸이 성치 않고 양날개 발렌시아와 나니는 부상중이고 거기에 맨체스터 더비가 주중에 기다리고 있어 스콜스마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하그리브스의 이른 교체아웃 이후 베베와 오베르탕의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주도권을 넘겨준 맨유는 최근 상승세인 울브스의 만만치 않은 전력에 어려운 경기를 홈팬들 앞에서 치루어야했습니다.

베베와 오베르탕에 의한 공격 전개가 어려워지자 박지성 선수의 포지션 이동이 있었고 이 후 박지성 선수가 중앙쪽에서 매끄러운 패스를 연결해주자 맨유의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맨유의 공격 중 상대를 위협할만한 장면에선 어김없이 박지성 선수가 관여되어 있었고 스콜스가 없는 중원에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내며 아직 경험이 일천한 신예들을 다독이던 박지성은 동시에 맨유 경기력에도 큰 안정감을 부여했습니다.

지난 2경기를 통하여 맨유 전술의 핵심으로 부상한 박지성은 전반이 끝날 무렵 플레처의 킬패스를 받아 깔끔한선제골을 작렬시키며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이 골은 박지성의 이번 시즌 첫 골임과 동시에 다발적 전력누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맨유에 숨통을 틔어주는 의미 있는 골이었습니다. 

후반 추가시간엔 만화같은 장면이 TV화면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1:1 무승부로 마감될 것 같던 경기는 울버햄튼 좌측면을 완전히 허물며 수비수 3명의 견제를 이겨내고 골키퍼 손까지 닿지 못한채 니어포스트 안쪽으로 빨려들어간 박지성 선수의 환상적인 왼발슛에 의해 맨유의 극적인 승리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동안 지겹도록 들었던 박지성의 공격적 능력에 대한 의심과 해결사 역할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반복되던 위기설을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최고의 골이었습니다.
현시점에서 맨유의 ACE는 박지성 입니다.

 

 

 

 


갈증 해소 - 이보다 시원할 수는 없다

경기 출장에 대한...
볼 터치 수에 대한...
경기 영향력에 대한...
피치 위의 주연으로 활약해주길 바라는 열망에 대한...
그리고 영원한 로망 Goal에 대한...

최근의 경기 특히 이날 보여진 박지성의 경기력은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오래된 화석처럼 자리했던 아련한 
목마름들을 속시원하게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전성기의 박지성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박지성의 기량이 정점에 올라왔음은 그가 공을 잡고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간파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최소한의 터치로 안정적인 플레이만을 선호해 왔던 박지성은 이제 원터치할때와 공을 간수하고 연결해야 할 때를 정확히 구분하고 있고 이는 자신에 대한 믿음과 쌓여진 경험 등에 의해 어우러져 나오는 베테랑의 향기로 볼 수 있습니다. 박지성을 통한 긍정적인 장면이 많아지자 동료들의 신뢰는 두터워지고 박지성을 향한 패스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레 게임 중 차지하는 박지성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맨유의 현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아 보입니다. 우선 부상 선수가 너무 많고 어수선해진 팀분위기도 안정국면을 맞이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흘러야 할 것입니다. 
매 시즌 리그와 컵대회, 챔피언스리그까지 항상 좋은 성적을 강요 받는 맨유라는 클럽이기에 현재의 악조건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필요한 결과물들을 얻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박지성 선수에게 매우 중요한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불붙은 지칠 줄 모르는 박지성이라는 엔진이 최고의 시즌을 향해 매주 가동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사족
퍼디난드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와야 맨유 수비조직이 더욱 안정될 것입니다. 지금의 퍼디난드는 지극히 평범해 보입니다.
경기 막판 체력이 고갈되어감에도 판타스틱한 골을 보여준 박지성 선수의 스태미너에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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