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09. 7. 31.

[아우디컵리뷰] 뮌헨, 10년만의 작은 복수 맨유VS뮌헨

[사진 = 반 (C) 뮌헨 홈페이지 (fcbeyern.t-home.de)]

아우디컵 2009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승부차기 끝에 7:6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7월 30일 21시(현지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이 경기는 홈팀인 바이에른 뮌헨이 6만 9천의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1999년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있었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패배를 갚는 작은 복수전 성격을 띄기도 했습니다.

맨유는 아시아 투어 일정 후 바로 뮌헨으로 들어와 토너먼트에 참가해 체력적으로 부담을 가지고 있었고 맨유라면 99년의 기억을 떠올리는 까다로운 뮌헨을 맞아 힘겨운 경기를 치뤄야 했습니다.

[사진 = 맨유vs뮌헨 (C) 뮌헨 홈페이지 (fcbeyern.t-home.de)]

앞서 벌어진 AC 밀란과 보카 주니어와의 3, 4위 결정전도 역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보카 주니어가 신승을 거두며 3위를 차지했고 AC 밀란은 11일 동안 6경기를 치루는 살인적인 일정속에 미국과 독일에서 1승도 건지지 못한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전반은 뮌헨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맨유에게 공격을 가했습니다. 하지만 컴팩트한 맨유의 수비라인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팀 명성에 걸맞는 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진 = 맨유vs뮌헨 (C) 뮌헨 홈페이지 (fcbeyern.t-home.de)]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뮌헨의 젊은 테크니션 알렉산더 바움요한은 공격을 주도했고 이날 자신의 포지션을 티모슈크에게 양보하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던 주장 반 봄멜이 마리오 고메즈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넣어 주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었습니다.

맨유는 긱스와 스콜스 두 베테랑을 중앙 미드필드에 포진 시키고 루이스 나니와 대런 깁스를 측면에 세웠습니다. 공격진에는 베르바토프와 마이클 오언이 짝을 이루었고 우리의 박지성 선수는 90분이 끝날 때까지 피치위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중앙수비는 에반스와 퍼디난드가 측면수비는 에브라와 플레처가 맡았습니다.

마리오 고메즈와 토마스 뮬러가 결정적인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하고 전반을 마치자 전열을 가다듬은 맨유는 후반에 더 좋아진 경기력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깁스 대신 교체 투입된 어제의 영웅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역시 교체로 들어간 웨인 루니와 함께 맨유의 공격을 날카롭게 만들었고 뮌헨의 대량교체가 실시되자 잠시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두 팀 다 골대를 한번씩 맞추는 불운을 경험한 뒤 90분 간의 경기는 0:0으로 끝이나고 우승팀을 가리기 위해 바로 승부차기로 돌입했습니다.
맨유에서는 박지성 절친 에브라가 뮌헨 골리 렌징의 선방에 걸렸고 바이에른의 신입생 프라니치는 산전수전 다 겪은 반 데 사르에게 골을 넣지 못했습니다.

[사진 = 미카엘 렌징(C) 뮌헨 홈페이지 (fcbeyern.t-home.de)]


승부는 8번째 키커에서 갈렸는데 에반스가 다시한번 렌징에게 막혔고 마지막 키커로 나선 반 바이튼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켜 미니 토너먼트를 마감 시켰습니다.

뮌헨의 경기력은 루이 반 할 감독이 부임한 후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이제는 선수의 개인 능력에 의한 전력이 아니라 11명이 한 팀으로 융화되어 조직력이 탄탄해진 느낌입니다.

반 할 감독은 지난 시즌 네덜란드 AZ 알크마를 우승 시킬 때 " 스타 없는 팀 " 을 정상에 올려 놓아 더욱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뮌헨 훈련장에서도 목소리를 높이며 선수들에게 자신의 전술,축구 철학, 경기 마인드를 강조하는 모습이 언론에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시즌 시작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의 바이에른 뮌헨은 성공적인 한 해를 기대해도 좋을 만큼 긍정적인 모습입니다.

맨유의 윙어 루이스 나니는 선발 출장해 90분을 뛰었습니다. 역시 뛰어난 개인기와 스피드로 수비를 제치는 장면이 몇 번 있었지만 "효율성" 이란 측면에서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습니다.
그에 비해 새로 들어온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개인 기량도 우수하지만 단체 경기에 적합한 팀에 스스로 조화되는 능력도 테스트 매치를 통해 보여 주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교체로도 투입되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잉글랜드와 독일의 대표적 클럽팀간의 경기는 결과를 떠나서 볼 만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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