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09. 7. 25.

상암벌의 즐거웠던 사커테인먼트, 맨유VS서울 리뷰

[사진 =  맨유 vs 서울 (C) 맨유공식홈페이지  (manutd.com)]

 

 

금요일 대한민국을 온통 축구의 열기로 몰아넣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서울과의 친선경기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그동안 TV에서나 보아왔던 맨유의 유명 선수들과 그들의 경기를 직접 한국땅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축구팬들에게는 즐거운 저녁이었습니다.

경기는 흥겨워보이는 관중들과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이는 선수들로 인해 축제 분위기가 나기도 했습니다. 맨유나 서울에 관계없이 좋은 장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고 대형화면에 박지성 선수나 오언, 퍼거슨 감독이 잡히면 여지없이 큰 환호성이  경기장을 울렸습니다.

말그대로 승부의 압박감이 덜한 친선경기였기 때문에 보는이들은 아무 부담없이 경기 그 자체와 열기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최소한의 긴박감이 살아 있는 유쾌했던 경기...

 

경기 전 기대를 모았던 두 선수, 맨유의 박지성과 서울의 기성용은 일단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였습니다.

 

2년전 4:0 패배의 기억이 살아 있는 서울은 경기 휘슬과 동시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빅리그의 매머드 클럽과 한판 승부를 펼쳤습니다.


선제골은 김승용과 데얀의 멋진 합작품으로 탄생되었습니다.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를 앞에 두고 교과서적인 크로스를 올린 김승용의 축구센스가 돋보였고 수비수 사이에서 온사이드 상태로 골문으로 쇄도하는 데얀의 득점감각이 빛을 발했습니다.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 공간으로 잘 휘어들어간 크로스를 발끝으로 방향만 돌려 놓은 아주 멋진 골장면이었습니다.


선제골에 정신을 차렸는지 맨유도 바로 동점골을 터트렸습니다. 오른쪽 사이드라인 근처에서 자유롭게 되었던 오쉐이가 중앙으로 크로스를 날렸고 이를 루니가 번쩍 뛰어올라 헤딩슛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서울은 각 포지션의 선수들이 자기가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며 맨유와 대등한 경기를 진행시켰고 빠른 패스에 의한 공 간수와 숏, 롱패스를 적절히 섞는 경기운영으로 개인적인 예상보다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전반 종료 직전 이날 최고의 컨디션을 보인 데얀이 훌륭한 침투패스를 받아 골키퍼 쿠쉬착 앞에서 칩샷을 여유롭게 날리며 2골째를 기록했습니다.

 

 

[사진 = 마케다  (C) 맨유공식홈페이지  (manutd.com)]

 

후반에는 몸이 풀린 맨유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로 많이 교체된 서울을 조금 앞선 양태였습니다.


루니의 로빙 패스를 받은 마케다가 골키퍼까지 제치며 2:2 동점을 만들었고 교체 투입된 베르바토프가 대런 깁스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맨유는 입국한지 얼마되지 않아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고 계속되는 아시아 투어로 체력적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부상으로 투어에 참여하지 못한 네만야 비디치의 공백도 생각 이상으로 여러 곳에서 나타났습니다.


중앙 미드필더 안데르손도 아직은 더 다듬어야 할 미완의 대기임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후반 교체 투입으로 20분 정도를 뛴 박지성 선수가 서울 페널티 박스 앞에서 마르세이유 룰렛을 보여주었을 때 관중들은 환호했고 바로 이 장면을 맨유의 방한 경기 중 백미로 뽑을 수 있겠습니다.

 

 

[사진 = 박지성  (C) 맨유공식홈페이지  (manutd.com)]

 

2년 전에는 부상으로 90분 내내 벤치에만 머물렀던 박지성 선수는 교체 시기가 늦은 감이 있었지만 피치위에서 예의 그 활동량과 영민함 그리고 평소에는 잘 못 보던 개인기까지 능숙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MOM은 아마도 2골을 터트린 데얀 선수일 것입니다.


쟁쟁한 맨유의 수비수를 앞에 두고 침착하고 날카롭게 2골을 뽑아낸 데얀 선수는 왜 서울이 한 시즌만에 인천에서 그를 스카웃 했는지 몸소 실력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수비에서는 박용호 선수와 아디 선수가 제몫을 단단히 해 주었습니다. 아디 선수는 자신이 브라질 출신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우수한 개인기를 보여주었고 적재적소에 커버 플레이를 펼쳐 주었습니다. 3번째 골 장면에서 넘어져 크로스의 빌미를 제공한 것만 빼면 매우 훌륭한 경기력이었습니다.

이 친선 경기가 좋았던 다른 이유는 의미 없이 시간만 끄는 횡, 백패스가 거의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관객들이 보기에 시원한 빠른 템포의 공수전환과 과감한 슈팅, 눈에 보였던 공격 축구 등은 우리가 생각해왔던 재미 있는 축구의 한 모습이었습니다.

서울이 아쉽게 2:3으로 패했지만 과거에 비해 훨씬 나아진 모습이었고 이제 빅리그와의 간격도 예전보다 그리 크지 않다는걸 인식한 것도 큰 성과로 보여집니다.

오랜만에 마음을 편히 놓고 웃으며 볼 수 있던 경기였습니다.

 

 




경기중 실려나간 김승용, 박용호 선수의 부상이 그리 크지 않았으면 합니다...

베르바토프의 헤딩슛은 골키퍼가 있는쪽의 각도가 거의 없어보이는 슛이었습니다...
의도하고 한 것이겠지만 베르바토프는 뭔가 다른면이 있어 보입니다.

아직도 맨유는 스콜스의 진정한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나긴 시즌을 보내려면 캐릭, 안데르손으론 버겁지 않나 싶습니다...

루니의 사전엔 친선경기란 단어가 없어 보이더군요... 항상 열심히 하는 귀여운 루니...

다음 시즌은 박지성 선수에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베스트 11로 인정받고 훨훨나는 장면을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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