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 (출처: kicker.de)]
2010/11 독일 분데스리가 30라운드 바이에른 뮌헨과 바이어 레버쿠젠 경기의 리뷰입니다.
분데스리가 4위와 2위의 한판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 경기는 루이 반 할 감독이 경질된 후 바로 펼쳐진 홈경기에서 헤트트릭으로 폭발한 마리오 고메즈가 활약한 뮌헨이 초반 자책골로 분위기를 넘겨준 레버쿠젠을 5:1로 대패했습니다.
반 할의 그림자가 벗겨진 뮌헨
독일 전통의 명문 B.뮌헨은 이번 시즌 불안한 수비라인을 항상 걱정하며 리그 지배자로서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잃고 자국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작년에 비해 쇠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의 대대적 개혁이 실패로 돌아가자 대체자로 영입했던 반 할 감독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로 늘 비판의 대상이었지만 유럽대항전에서의 선전과 분데스리가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까지 지휘봉을 잡게 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29라운드 뉘른베르크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무기력해 보이기까지한 경기력으로 무승부를 기록한 뮌헨의 수뇌부는 감독 경질이란 초강수를 둠으로 내년 챔스 진출의 강력한 의지를 표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009년 여름부터 반 할 감독의 지휘아래 있었던 뮌헨 선수들은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그동안의 한을 풀 듯 모두 자유스러운 모습으로 시즌 후반 중요했던 경기를 대승으로 이끌어냈습니다.
사실 뮌헨은 선수단 구성으로만 놓고 보면 리그 성적이 더 윗 순위에 있어야함이 당연해 보입니다. 로베리로 불리며 그 존재자체가 상대팀에 항상 엄청난 부담감을 안겨주는 리베리-로벤의 황금날개에 3000만 유로의 클럽기록으로 슈트트가르트에서 영입한 차세대 독일대표 스트라이커 마리오 고메즈에 월드컵 최다골타이기록 보유자 헤딩머쉰 미로슬랍 클로제에 이태리 클럽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이제 전성기를 맞이하는 다재다능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에 남아공 월드컵 득점왕 신성 토마스 뮐러에 이제는 뮌헨의 주장으로 성장한 풀백의 대명사 필립 람…
비단 구단 운영진뿐 아니라 매주 알리안츠 아레나를 꽉꽉 채우는 뮌헨의 팬들도 분데스리가를 넘어 유럽을 제패하는 상상을 반 할 감독과는 더 이상 못하겠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욘커 감독대행의 데뷔전이었던 레버쿠젠전은 뮌헨에 운도 따라줘서 슈바이니의 코너킥 헤더가 시몬 롤페스의 얼굴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경기 초반 리드를 잡았고 전반 유효슈팅 3개가 모두 골이 되는 엄청난 순도의 결정력까지 더해지며 승패는 이미 전반에 결정되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드러난 가장 큰 특징은 바이에른 선수들이 어떤 중압감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플레이를 자유롭게 펼친다는 것이었습니다. 볼점유율은 레버쿠젠이 높았으나 결정적인 상황은 바이에른이 공격을 시도할 때마다 화면에 잡혔습니다.
이미 물 건너간 분데스리가 우승과 DFB 포칼, 챔스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겠지만 시즌내내 안심할 수 없었던 수비력을 생각하면 이제라도 내년 시즌을 대비해야한다는 의견이 상당부분 힘을 얻고 있는 실정입니다.
작년 챔스 결승전은 대삼관을 달성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인터 밀란과 바이에른 뮌헨이 치루었습니다. 인터의 핵심 중앙수비수는 바로 전 시즌까지 뮌헨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분데스리가에서 잔뼈가 굵었던 브라질의 루시우였습니다. 인터는 밀리토의 환상적인 마무리 두 방으로 뮌헨의 트레블 꿈을 꺾어버렸고 밀리토에게 1:1 수비에서 무너지며 무릎을 꿇어야했던 선수는 바로 루시우가 나간 자리를 꿰찼던 반 바이튼이었습니다.
반 할 감독의 선수기용이 성에 차지 않는다며 저렴한 트랜스퍼 비용으로 이탈리아로 넘어간 루시우의 빈자리가 너무 컸던 장면이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2기 정책으로 뮌헨으로 날아와 환상적인 모습을 보인 로벤이 없었으면 아마도 뮌헨과 반 할 감독과의 이별은 그 시기가 앞당겨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년 시즌부터 뮌헨을 지휘하게될 윱 하인케스 감독이 뮌헨의 스타 앙상블과 함께 어떤 시즌을 보내는지 살며시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