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제라드 (C) 가디언 (guardian.co.uk)]
이로써 잉글랜드는 예선 성적 8전 8승 승점 24점 득점 31 실점 5 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내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복수는 나의 힘
잉글랜드 팬들은 크로아티아 유니폼에 무척 좋지 않은 기억이 있습니다.
22개월 전 유로 2008 예선에서 만난 잉글랜드는 크로아티아에게 2:3 패배를 당해 본선 진출이 좌절됨은 물론 축구 종주국으로서의 체면에 먹칠을 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감독이었던 스티브 맥크라렌은 일관적이지 못한 선수단 운영과 본선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놓아야 했고 축구팬들은 잉글랜드가 없는 약간 허전한 유로 2008을 구경해야 했습니다. 잉글랜드 대신에 본선에 진출했던 히딩크의 러시아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당시 잉글랜드는 크로아티아를 맞아 원정에서 0:2, 홈에서 2:3의 뼈아픈 패배를 당했고 이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영국의 4팀이 모두 국제대회 본선진출에 실패하는 불명예로 이어졌습니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 체제로 팀 컬러가 바뀐 잉글랜드는 이후 악몽을 씻고 현재 유럽예선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크로아티아 격파의 원동력 - 오른 날개
두 팀의 얄궂은 인연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예선까지 이어졌습니다. 유럽 6조에 같이 편성된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는 또 다시 메이저 토너먼트 본선진출을 놓고 싸워야하는 입장에 서고 말았습니다.일년 전 자그레브에서 있었던 1차전에선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잉글랜드가 티오 월콧의 헤트트릭을 앞세워 원정 4:1 대승을 거두었고 어제(9월 9일) 있었던 2차전에선 애런 레넌이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며 5:1 압승을 견인했습니다.
티오 월콧과 애런 레넌은 모두 스피드가 출중하고 오른쪽에서 플레이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카펠로 감독이 부임한 후 총애를 받기 시작한 월콧은 1차전에서 3골을 뽑아내며 믿음에 부응했고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레넌도 선제골의 발단이었던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제라드의 헤딩슛을 어시스트하는 등 물오른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이 작은 두 윙어와 더불어 잉글랜드 오른쪽 라인을 구성하고 있는 풀백 글렌 존슨도 막강한 공격 지원을 자랑하며 램파드의 골을 도왔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슈팅수에서 앞섰으나 자신들을 만나면 비장해지는 잉글랜드에게 2연패를 당하며 우크라이나와 조2위를 놓고 끝까지 경쟁해야하는 상황에 몰렸습니다.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보여준 2경기는 스포츠에서 맨탈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주는 한 예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