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09. 8. 23.

박지성을 향한 기대치와 그의 고유가치

by commons.wikimedia.org / CC by licenses

 

09/10 유럽축구 시즌이 개막했거나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소속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도 3라운드까지 진행되며 휴식기 동안 기다려 주었던 축구팬들에게 매주 멋진 경기와 재밌는 화제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주말이 지나갈 무렵 언론을 통해 박지성 선수에 관한 보도를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날에는 현란한 수식어를 동원해 박지성 선수의 플레이를 칭찬하고 앞으로의 장밋빛 시즌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출전 명단에서 빠지거나 눈에 띄는 활약이 없을 경우 매번 기다렸다는듯이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그의 플레이를 평가절하 하기도 합니다.

원래 언론의 생리란 좀 더 과장하고 부풀리는 것을 좋아해서 존재하는 사실이 그 진짜 모양새와는 다르게 표현되기도 하고 이런 언론에 의지해야 하는 우리 축구팬들의 입장도 언론의 그것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 본인은 이런 일련의 과정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또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일만한 일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는 듯 평온한 얼굴로 잉글랜드에서의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를 좋아하고 박지성 선수의 선전을 응원하는 축구팬의 입장으로 좀 더 건설적인 언론의 태도와 성숙된 팬의 자세가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박지성 선수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 하나 하나가 각각의 씨가 되어 더 풍족하고 좋은 환경에서 선수에게 힘이되는 아름다운 꽃으로 결실을 맺기 원하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을 향한 두 가지 시선 - 기대치와 고유가치

일반적으로 박지성 선수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두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바로 기대치와 고유가치입니다.


기대치란 이루어지리라 기대하였던 목표의 정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서 대부분 사람의 심리와 관련이 깊습니다.


아주 표면적인 기대치의 한가지 예를 축구와 관련해 들어보면 선수가 클럽으로부터 받는 셀러리입니다. 즉 이 선수가 우리 팀을 위하여 이 정도의 활약을 해 줄 수 있겠다고 정하는 값이 그의 연봉이며 그에 대한 기대치 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를 팬들에게 대입해 보면 실제와는 괴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것이 돈과 관련되어 있는 냉정한 프로의 세계와는 달리 일반팬들은 선수를 향한 희망과 대리만족, 선수의 사회적 영향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보통 더 많은 것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특히 박지성 선수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한국 축구팬들의 기대치를 높여 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이렇게 높아진 기대치를 마음에 두고 선수를 바라볼 때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사람들은 쉬 실망할 수 있고 그 실망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유가치란 본디부터 지니고 있거나 그 대상에만 특별히 있는 값이나 중요성을 가리킵니다.


맨유라는 빅클럽에서 박지성 선수가 지니고 있는 축구 선수로서의 고유한 가치는 이미 그가 뛴 경기들과 받은 보상들에 의해 증명되었습니다.

 

맨유의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 경이 박지성 선수가 게임에서 골을 성공시키거나 어스스트를 기록하는등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해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며 칭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감독의 발언은 선수의 가치가 경기를 통하여 분명히 드러났음을 의미하고 때로는 팬들의 반응과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팬들에게 그 선수의 고유가치란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폄하의 대상이 됩기도 합니다. 특히나 비교의 대상이 분명할 때에는 관점이 흐려질 우려도 있습니다.

 

 

 

진정한 팬이란...

가끔 박지성 선수를 비롯한 해외파 선수들이 모두 국내에서 활약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기도 합니다.

 

그러면 새벽시간에 졸린 눈을 비비며 TV 앞에서 중계방송을 보는 일이 없을 것이고 챔피언스리그니 UEFA 컵이니 하는 것은 우리와 그리 상관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EPL도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뜻하는 약자인지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선수를 향한 우리의 기대치는 어쩌면 높은 것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그 기대가 선수의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응원하는 그 선수가 진정으로 잘되길 바란다면 매 경기 크레이지 모드를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도 없고 결정적인 활약을 못 보인다고해서 질타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가 아는 박지성 선수는 매경기 최선을 다하며 땀방울을 흘리고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 열릴 EPL 제4라운드 맨유와 아스날의 경기는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물론 박지성 선수가 선발출장하여 인상적인 경기력을 뽐내준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아낌없는 성원의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성숙한 팬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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