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 에 이어 대한민국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박주영 선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편에서는 박주영 선수의 스트라이커로서의 능력 중 헤딩, 킥, 센스에 대해서 언급했었고 본 편에서는 결정력, 무브먼트, 전술 소화력 등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결정력
공격의 최전방에서 팀의 승리를 위해 골을 잡아내야 하는 스트라이커의 덕목 중 가장 으뜸은 주어진 기회에서 얼마만큼의 성공률로 득점을 해 내는가 하는 골 결정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 축구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도 항상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것이 수비 불안과 골 결정력 부족인데 수비를 아무리 잘해도 공격쪽에서 점수를 뽑아주지 못하면 무승부 이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없다는 측면에서 보면 박주영 선수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골 결정력은 한 경기당 몇 골을 넣는가 하는 통계수치가 아니라 골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득점으로 얼마만큼 잘 살리느냐 하는 것입니다.
박 선수의 결정력이 좋아보이는 이유는 그의 득점 루트가 다양한 것에 관계되어 있습니다.
가끔은 공이 오는 자리에 위치를 잘 잡고 있어 가볍게 득점을 하기도 하고(골 냄새를 맡는다고 하죠) 가끔은 수비수를 제치고 골키퍼가 손댈 수 없는 곳으로 공을 밀어 넣기도 하고 가끔은 머리를 이용한 헤딩으로 득점을 하기도 합니다.
일단 박 선수에게 기회가 오면 적어도 수긍이 갈 만한 다음 동작들이 이어져서 허탈하지는 않습니다.
결정력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독일의 전설적인 골게터(예전엔 이 표현을 자주했죠) 게르트 뮐러 입니다.
이 작은 체구에 테크닉도 별로였던 골잡이는 공중전화박스 크기 만한 공간만 주어지면 그 위치가 어디든 상관없이 상대 골문을 열어 젖히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특급 스트라이커가 되려면 아주 당연한 순간에 너무나 합당한 골을 기록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 박주영 선수도 그렇게 화려하진 않아도 쉬운 골들을 많이 기록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브먼트
공격수로서 움직임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네덜란드의 대표적 타겟맨인 반 니스텔루이는 한 골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무려 47번의 움직임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활발하고 영민한 움직임은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가져다 줍니다.
일단 공이 없을 경우(Off the ball) 박 선수의 움직임은 수비수 뒤를 돌아 들어가는 동작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번의 쓰루 패스가 연결되면 상대방으로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전제 되어야만 가능한 움직임입니다.
또 연계되는 동료선수와의 호흡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좋아야 효과적인 상황을 맞이 할 수 있습니다.
공을 가지고 있는 박 선수는 패스를 할지, 자신이 직접 처리할지 명확한 판단을 내린 후 행동하는 것 같습니다.
앞의 상황을 미리 머리에 담아 두고 플레이 하는 것입니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그러한 판단이 미리 서지 않는다면 공을 가지고 무리하게 끈다거나 아니면 경기를 답답하게 몰아 갈 수 있습니다.
공은 잡았는데 주변 동료는 보이지 않고 압박만 거세진다면 좋은 플레이는 물 건너간 것이니까요...
전술 소화력
이 부분은 박 선수가 플레이하는 포지션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박 선수의 주 역할은 최전방 공격수 입니다.
하지만 2006년 월드컵 아드보카드 체제에서는 윙포워드로 뛰기도 했습니다.
현 소속팀 AS 모나코에서는 감독의 지시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오기도 합니다.
국가 대표팀 경기를 자세히 보면 포메이션에는 스트라이커로 표시되나 경기 상황에 따라 미드필드로 자주 내려와 공격 전개에 직접 가담 하기도 합니다.
현대 축구의 특징 중 하나가 자기 위치를 고수하지 않는 포지션 체인지와 공수의 적극 가담입니다.
윙어들의 자리 스위치는 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큰 변화가 없지만 중앙 공격수의 훌륭한 플레이 메이킹 능력은 팀의 전술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입니다.
지난 월드컵 예선 UAE 전에서의 박주영 선수를 보면 헤딩 연결도 일품이었지만 이근호나 박지성 선수에게 자신이 나와 비어 있는 공간으로 멋진 오픈 패스를 연결하는 장면이 종종 나왔습니다.
자칫하면 측면 공격에만 집중되던 대표팀 전술이 경직되지 않고 중앙에서의 피딩으로 다변화를 꽤 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이쯤 되면 제가 적어 놓고도 박주영 선수의 장점만 나열한 것 같습니다.
네... 박 선수도 인간인 이상 완벽하지 않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
비판을 하려면 또 여러가지로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축구만 잘하고 싶어했던 한 선수가 자신이 미처 감당할 수 없었던 질곡을 뒤로한 채 훌륭한 축구선수로 발전하는 모습이 제 가슴을 움직였습니다. 또 그러한 박 선수를 보면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겼습니다.
박주영, 진화 - 뉴 스타일 스트라이커
이 제목은 박 선수가 더 좋은 축구 선수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가리키는 현재 진행형 대명사이면서 제가 박 선수에게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이 함께 담겨 있는 기원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부디 다음 시즌 서포모어 징크스 없이 소속팀에서의 좋은 활약으로 더 좋은 리그에 진출하고 남아공월드컵에서 CHU YOUNG PARK 이 세 글자를 수많은 축구팬들에게 각인 시켰으면 좋겠습니다...
Part 1은 여기로 >>
by 백조트래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