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09. 7. 16.

레알과 맨시티의 이적시장 행보 - 게임 같은 현실

[사진 = 위닝일레븐 게임  (C) PicApp  (picapp.com)]

위닝일레븐. 1995년 일본의 게임회사 코나미에서 만들고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축구게임 이름입니다.
축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 게임을 한번쯤 즐겨보았을 것입니다.
국가대표팀은 물론 왠만한 리그의 클럽들까지 현실의 축구판을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처음 적응기간이 끝나면 강한 중독성 때문에 조심해야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또 본인이 직접 감독이 되어 세계 축구계의 엄청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팀을 운영해 나가는 풋볼매니저라는 게임도 있습니다. 팀 전술은 물론 훈련, 이적, 선수단 관리, 언론과의 대화, 다른 팀과의 경기까지 매니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구현되어 있습니다.
이 게임은 부부간 이혼의 사유가 될 정도로 그 마력이 대단합니다.
[사진 = 퍼거슨 감독  (C) PicApp  (picapp.com)]

그 외 여러 종류의 축구에 관한 게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게임들은 해를 넘길때마다 계속 진보하는 기술, 그래픽, 게임엔진 등을 선보이며 현실을 정밀하게 모사하고 있습니다.

축구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자연스레 욕심이 생겨 유명하고 훌륭한 선수들을 사모으기 시작하고 뛰어난 유망주들을 내 팀에 두고 싶어 합니다. 그리곤 리그와 각종 컵 대회들을 휩쓸며 나만의 축구판에서 유아독존을 외치게 됩니다. 가끔은 타인과의 대전에서 스릴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렇게 본좌팀을 만들어 독보적인 실력으로 명성과 돈과 성적을 이끌어내는 것이 반복되면 게임의 흥미가 점점 떨어지는걸 느끼게 됩니다. 처음 박지성 선수같은 유명한 선수를 영입하고 성적이 좋아지는 우리팀을 볼때의 희열은 다시 맛보기 어려워집니다.

2009년 유럽축구 여름 이적시장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시티가 여러명의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팀의 성공을 위하여 실력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어떤 선수가 어느 팀으로 옮기는지 지켜보는 일도 나름 흥미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레알과 맨시티의 행보를 보면 뭔가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알려졌다시피 레알과 맨시티는 뒷받침되는 엄청난 자금력으로 선수들을 사냥하듯 자신들의 저지를 입히고 있습니다.
즉 팀 전력에 꼭 필요한 선수들을 선별하여 적당한 경쟁을 통해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맞이하는게 아니라 능력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선수들을 일단 돈으로 모아놓고 조합시키겠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가뜩이나 좋지 않은 세계적 불경기에도 역대 최다 이적료 기록을 깨면서 축구판의 돈을 너무 키워 놓았습니다. 작은 규모의 클럽들은 상대적으로  큰 위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영입된 선수들이 받는 인상된 주급도 일반 축구팬들의 입장에서는 꿈에서나 가능한 액수입니다.

맨시티는 기존의 세이 기븐, 리챠즈, 콤파니, 호비뉴, 엘라노, 라이트-필립스, 아일랜드에 가레스 베리, 산타 크루즈, 테베즈 그리고 영입이 확실한 아데바요르까지 초호화 진용을 갖추었습니다.

레알은 한 술 더 떠서 카시아스, 라모스, 구티, 가고, 라울, 로벤, 이과인에 카카, 호날두, 알비올, 벤제마까지 더해졌습니다. 또 두 명 정도의 빅사인이 있을거라 합니다.

네... 위에 언급했던 게임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이제 현실이 된 것입니다.

프로스포츠에서 구단과 개인의 기본적 행동원리는 이윤추구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프로스포츠에서 너무 "프로" 만 강조되고 "스포츠"는 등안시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스포츠엔 돈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살 수 없는 감동과 열정과 순수함과 이야기가 있습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서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우리의 가슴을 아름다움으로 적셔주기도 합니다.
[사진 = 어느 축구선수  (C) PicApp  (picapp.com)]

맨시티와 레알 마드리드는 올시즌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감독들이 주어진 여건을 잘 활용한다면...

축구게임을 할 때 제일 흥미진진하고 설레이는 부분은 초반 약팀으로 시작해 온갖 어려움을 같이 이겨내고 조금씩 조금씩 내가 생각했던 팀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현실을 흉내낸 게임이 이제는 현실보다 더 가깝게 피부로 느껴지는건 저만의 착각일까요...
by 백조트래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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