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09. 6. 10.

독일 VS 중국 친선축구 관전평

독일 VS 중국 친선경기 분석(5/29)입니다.

 

지상 최고의 스포츠 잔치 축구 월드컵이 내년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2002년 환호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고 2006년의 진한 아쉬움이 아직도 뇌리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지금 지구촌은 각 대륙별로 월드컵 지역 예선이 한창인 가운데 본선진출국들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형국입니다.

 

우리 국가대표 축구팀도 본선의 8부능선을 넘고 있는데요... 아시아의 맹주답게 남은 경기에서 화끈하고 시원한 모습으로 축구팬들과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유럽강호들에게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가 중요한 관건인데요 16강 진출 또는 그 이상을 바란다면 조별예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필요충분 조건입니다.

 

규정상 최고의 전력을 구축한 시드 국가와 아시아외 다른 대륙국가 그리고 나머지 한 팀은 유럽강호가 될지 다른 대륙의 팀이 될지 추첨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유비무환이라고 월드컵을 향한 긴 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나름대로 분석하고 준비하는 것이 본선에서의 좋은 결과를 위한 초석이 되리라 믿습니다.

 

5월 29일 상하이에서는 유럽의 대표적 축구군단 독일과 중국 대표팀간의 친선경기가 있었습니다. 독일축구협회의 아시아 투어 이벤트겸 독-중 축구교류의 일환으로 치러진 이 경기에서 독일은 자신들의 아시아 대륙에 대한 이미지 상승과 마케팅 전략 차원에 중국은 선진축구 도입과 경기력 향상 측면에 각각 그 목적을 두고 있었습니다.

 

2만 5천여 관중들이 모인 이 날의 경기 결과는 1:1 무승부였습니다. 중국이 전반 4분만에 기습적인 선제골로 앞서가다 3분 후 독일에게 동점골을 얻어 맞았습니다.

 

중국은 월드컵에 나오지 못하므로 독일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선발라인

엔케 – 골키퍼

분데스리가 하노버 96의 주전 골키퍼로 훌륭한 실력을 보유했으나 칸과 레만이라는 두 거물과 시대가 맞물려 국대와는 인연을 맺지 못하다 리그에서의 선전으로 현재 독일 골키퍼 1순위로 부상했습니다. 순간적인 반응력과 안정적인 방어를 꾸준히 보여주는 것이 장점입니다.

 

 

프리드리히 – 센터백

베를린의 주장으로 클럽에서는 오른쪽 수비를 맡고 있으나 국대에서는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활약합니다. 독일 수비수답게 신체조건이 좋으며 정확한 태클을 보유하고 있고 대체적으로 무난한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후트 – 센터백

미들스브로의 수비수로 한때 촉망받는 선수였으나 첼시에서 주전자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이적, 올시즌은 챔피언쉽으로 클럽이 강등되어 새 구단을 물색중입니다. 엄청난 피지컬에 가끔 공격수로 기용되기도 합니다.

아직 기량은 완숙되지 못했습니다.

 

 

- 오른쪽 풀백

바이에른 뮌헨의 부동의 왼쪽 수비수. 국대에서는 종종 상황에 따라 오른쪽 수비수로 기용되기도 합니다. 바르셀로나에서 탐을 낼 만큼 재기 넘치는 플레이와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팀에 큰 기여를 합니다. 이번 친선경기에서는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왔을 정도로 어린 나이지만 리더쉽이 있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

 

 

쉐퍼 - 왼쪽 풀백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팀 볼프스부르크의 왼쪽 수비수. A매치 데뷰전입니다. 리그에서 좋은 활약으로 국대에 승선했습니다. 왼쪽에서의 크로스가 매우 좋다는 평을 들으며 도움 기록도 훌륭합니다.

 

 

히첼스페르거 - 수비형 미드필더

슈투트가르트 주전 미드필더. 어린 나이에 영국으로 건너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해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중거리 슛이 매우 강력하면서 정확하기로 유명하고 무난한 홀딩과 패싱을 선보입니다. 독일이 투 볼란치를 내세우면 한자리는 이 선수의 몫입니다. 경기매너도 깨끗합니다.

 

 

겐트너 - 수비형 미드필더

볼프스부르크의 중앙미드필더. 쉐퍼와 더불어 우승팀 멤버로 국대에 합류, 역시 A매치 데뷰전입니다. 큰 단점 없이 무난한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트로콥스키 - 왼쪽 미들

함부르크(HSV)의 플레이 메이커. 바이에른 뮌헨 유스 출신으로 170cm가 되지 않는 단신이지만 드리블이 현란하며 중거리 슛과 프리킥이 정확합니다. 소속팀에서 반데르바르트(VDV)의 공백을 좋은 활약으로 메웠습니다. 공을 좀 끄는 단점이 있지만 미래가 매우 촉망됩니다.

 

 

슈바인슈타이거 - 오른쪽 미들

바이에른 뮌헨 미드필더. 이제는 독일국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제 만 24살이지만 60회가 넘는 A매치 경력과 각각 4번의 리그우승과 독일컵 우승, 유로2008 준우승, 월드컵2006 3위라는 커리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드필드 어디에 갖다 놓아도 제몫을 해주고 키핑과 패스, 슛 모두 좋은 레벨에 도달해 있습니다. 유명 빅클럽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선수.

 

 

포돌스키 - 처진 스트라이커,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프린스”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국대에서의 포스는 굉장하지만 소속팀에서는 루카토니, 클로제라는 빅네임의 그늘에 가려 다음시즌 쾰른에서 뛰게 됩니다. 2006 월드컵 영플레이어 수상자이고 빨래줄 같은 파워슈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몇 개월 전 발락의 뺨을 건드린 것으로 매스컴의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감정 컨트롤만 더 잘하면 실력이 만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메즈 – 포워드. 슈튜트가르트의 공격수

이미 전 유럽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차세대 독일 공격수입니다. 좋은 신체조건에 스피드, 슈팅감각, 헤딩, 몸싸움 모든 것을 갖춘 만능형 스트라이커로 다음시즌 30밀리언유로의 몸값으로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게 됩니다. 국대에서 15개월째 무득점에 그치고 있지만 조만간 골 행진을 하리라 예측됩니다.

 

 


 

경기 단평

FIFA 랭킹 차이를 의식했는지 독일은 전혀 긴장하지 않다가 전반 4분만에 선제골을  중국에게 내어줍니다. 중국은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베스트 11을 구성했습니다.

 

골장면 전에 미들에서 3-4번의 원터치 패스에 의한 공간 창출이  빛을 발했으며 축구강국을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첫 골의 주인공은 백넘버 10번을 달고 출전한 HAO라는 이름의 선수였습니다.  중국프로리그에서 2번이나 영플레이어 상을 받은 22살의 젊은 스트라이커였습니다.

 

박스 오른쪽에서 침투패스를 받고 후트를 스피드로 제끼며 각도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반대편 포스트를 향해 강슛을 날렸습니다.

 

 

독일은 독기가 올랐는지 바로 동점골로 응수합니다. 박스 정면 좀 떨어진 곳에서 슈바인슈타이거가 개인기를 보여주며 왼쪽으로 돌아들어오는 포돌스키에게 그림같은 쓰루패스를 내어주고 포돌스키가 반대쪽 포스트로 강하게 밀어넣었습니다.

 

 

그 이후 독일은 예상밖으로 강하게 밀어부치는 중국을 상대로 졸전을 펼치다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고 맙니다.

 

 


 

독일 경기 분석

골키퍼

독일은 우수한 골리들을 여럿 보유하고 있습니다. 엔케 외에도 브레멘의 비제, 레버쿠벤의 아들러, 샬케의 노이어 슈튜트가르트의 노장 레만까지. 엔케는 선발 출장해 예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첫 골 상황에서 득점을 방해하진 못했으나 수비잘못이 더 컸습니다.

 

 

수비

전형적인 백 4 일자수비입니다. 중앙수비로 나온 프리드리히와 후트가 대인방어에 약점을 드러냈고 패스전개도 좋은 레벨이 아니었습니다. 오른쪽 풀백 람은 공중볼에 미흡한 대처를 나타냈으며 반대편 수비 쉐퍼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본래 독일 수비 같지 않게 불안한 장면이 많이 노출되었습니다.

 

 

미들라인

 

볼란치를 두 명 세우고 양 측면 미드필더에 중앙 미드필더(처진 공격수) 1명을 내세운 5명의 미들라인이었습니다. 대체로 무난한 경기운영을 했으나 공격에서의 날카로움이 떨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공격

 

고메즈가 원톱으로 나왔으나 오프사이드에 자주 걸렸으며 미들과의 연계플레이도 썩 좋지 못했습니다. 포돌스키가 약간 프리롤 비슷하게 공격진영으로 돌아다녔지만 동점골 외엔 그리 빛나지 못했습니다.

 

 

총평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은 2008년 유로대회 준우승 이후 2009년으로 넘어오면서 분위기가 하강세입니다(물론 지역예선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선수 구성에서는 전혀 문제점이 보이지 않으나 득점력이 많이 떨어졌고 빠른 템포의 공격도 그 모습이 상실되어가고 있습니다.

 

 

대 중국 친선경기는 물론 베스트 11이 아닙니다. 발락과 클로제 등이 참가하지 않았으며 독일컵 결승을 앞둔 브레멘과 레버쿠젠의 선수들은 아시아 투어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상의 멤버들에게도 미드필드에서의 창의력과 공격의 매서움이 자주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상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토너먼트에서 항상 일정수준 이상의 성과물을 획득해온 독일팀인지라 본선을 1년 정도 앞둔 시점에서 그들의 전력을 한번의 친선경기로 평가절하하고 싶진 않습니다.

 

며칠 후 열릴 UAE와의 경기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테니까요...

 

 

 

만약 월드컵 본선에서 우리나라와 독일이 만난다면?

 

여태까지는 악연이었습니다. 94년 미국, 초반 대량실점 후 섭씨 40도에 가까운 무더위 속에서 3:2 까지 따라붙었으나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했고 2002년에는 1:0으로 우리의 결승전 진출을 막았던 독일입니다.

 

 

감독 요하힘 뢰브는 튼튼한 수비라인 구축보다 매력적인 공격에 관심이 더 있는 지도자로 보입니다. 또 독일이 우리를 상대로 대놓고 수비축구를 하진 않겠지요...

 

독일의 최대강점은 우월한 피지컬을 바탕으로한 선이 굵고 터프한 플레이입니다.

 

일대일 상황에서 몸싸움이 다소 열세인 우리나라는 빠르고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더 연마해야겠지요. 셋 피스 상황에서의 수비도 많이 준비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국대는 일단 잘 짜여진 지역수비로 독일을 답답하게 해 놓은 상태에서 스피드 있는 역습으로 독일의 뒷공간을 노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독일의 주전 센터백 메아테사커와 메첼더는 장신에 대인방어가 높은 수준이지만 그들이 자신의 골대를 향해 달리면서 펼치는 수비에는 약점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여태까지의 독일전 악몽을 깨는 좋은 경기가 있기를 벌써부터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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