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 / 2009. 9. 9.

대역전드라마, 일본 가나 상대로 4:3 신승

일본가나

[사진 = 일본vs가나 (C) 야후재팬 (yahoo.co.jp)]

2009년 9월 9일 정오(현지시간) 네덜란드 위트레히트에서 열린 일본과 가나의 평가전 리뷰입니다.

오카다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대표팀은 이미 월드컵 본선진출권을 획득하고 부러운 행정력을 발휘하며 현재 유럽에서 평가전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있었던 네덜란드와의 경기는 0:3으로 대패했지만 월드클래스의 상대를 맞아 전력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었습니다.

세르비아 출신의 밀로반 라예바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가나는 지난 주 수단과의 월드컵 대륙예선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32강이 겨루는 본선무대에 이름을 올린 후 홀가분한 기분으로 일본과의 친선전에 나섰습니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소속 FC 위트레히트의 홈구장에서 펼쳐진 이 평가전에서 최후의 미소를 지었던 팀은 예상외로 이웃나라였습니다.

가나를 상대로 볼점유율에서 우위를 보이며 오밀조밀한 플레이를 보였던 일본은 패싱게임에선 두각을 나타냈지만 슛까지 마무리되는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아 블루 사무라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소극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거기다 전반 30분경 핸드볼 반칙으로 가나에 페널티킥을 내주어 선제골을 헌납하고 어려운 경기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1:3으로 패색이 짙던 후반 33분부터 38분까지 5분 동안 일본은 매서운 집중력을 선보이며 가나의 수비진을 상대로 3골을 몰아치는 대 역전드라마를 써 버렸습니다. 전반에도 미드필드의 조직적인 패스에 이은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었던 일본은 이 5분동안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과감한 마무리 슈팅을 시도하고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바탕으로 상대의 실수를 묶어 믿어지지 않는 막판 뒤집기를 성공시켰습니다.

공은 일본이 but 골은 가나가...


터닝포인트가 오기전 후반 30분까지의 경기양상은 일본이 공을 더 오래 소유하면서 경기분위기는 골을 터트린 가나가 쥐고 있는 섬나라 입장으론 좀 답답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가나는 마이클 에시앙, 셜리 문타리, 스티븐 아피아 등이 경기를 여유롭게 운영하며 날카로운 역습으로 일본의 뒷공간을 노렸습니다.
매번 특이하게 수비수 등번호로 여겨지는 3번을 달고 최전방 공격수로 활발히 움직였던 아사모아 기안은 후반 초반에 골키퍼에게서 날아온 정말 긴 패스를 골로 연결시키며 전반에 성공시켰던 페널티킥과 함께 2골을 혼자 몰아넣는 날카로움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안은 수비수와의 스피드, 몸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며 거의 모든 기회를 슈팅까지 연결시키며 팀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일본은 상대방 진영까지 공을 잘 운반해 왔지만 위험지역으로 공이 투입될 경우 가나와의 피지컬 싸움에서 거의 밀리며 이렇다할 득점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후반 30분경 이번에도 하프라인 근처에서 일본 뒷공간으로 날아간 패스가 아모아 선수에게 연결되었고 앞으로 뛰쳐나온 골키퍼는 공을 만지지도 못한채 제쳐지며 스코어는 3:1로 벌어졌습니다.
승리를 예감한 가나는 다소 느슨한 경기운영을 보였고 일본은 선수교체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일본판 역전드라마, 5분간 3골

팀의 중추였던 나카무라 순스케가 후반 25분경에 교체 아웃되고 일본은 타마다 케이지와 이나모토 준이치를 연속적으로 투입했습니다.
일본의 2번째 골은 가나 수비수의 실수가 빌미가 되었고 3번째 헤딩슛도 수비수 사이로 빠지며 들어갔던 오카자키를 놓쳤던게 화근이었습니다.
클라이막스를 장식했던 역전골의 주인공은 3번째 헤딩슛을 어시스트했던 프랑스 렌 소속 이나모토 선수였습니다. 아크 서클 쪽에서 짧은 패스를 받은 이나모토는 수비수의 견제에도 아랑곳 않고 과감한 중거리 슛을 반대편 포스트 쪽으로 날리며 역전드라마를 완결시켰습니다. 같은 상황이 전반에 벌어졌다면 십중팔구 사이드쪽으로 오픈 패스가 나갈 장면이었습니다. 경기 내내 표정이 좋지 않았던 오카다 감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주먹을 쥐고 환호했고 단체 응원을 왔던 일본 어린이들은 "니뽄"을 더 큰 소리로 외치며 승리를 기뻐했습니다.

아프리카 축구의 장단점

이번 일본과 가나의 평가전에서 두드러졌던 점은 아프리카 선수들의 우수한 피지컬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신체경합에서 항상 푸른 유니폼은 잔디밭에 굴러야 했고 스피드 경쟁에서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일본선수들은 개인적인 능력을 조직력으로 상대했다며 가나 선수들을 칭찬했습니다.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가나를 만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이번 일본VS가나의 평가전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스코어가 3:1 로 벌어지자 가나 수비수들은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는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보통 아프리카 축구의 약점을 이야기할때 수비의 조직력이 대두되곤 하는데 집중력이 급격히 감소된 가나의 수비는 이어졌던 소나기골에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우리 태극전사들도 다음 달에 세네갈과 평가전을 갖습니다. 만약 월드컵 본선에서 아프리카 팀을 만난다면 우리로서는 꼭 승리를 거두어야 다음 라운드로의 진출이 용이해집니다. 허정무호의 다음 평가전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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